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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3원칙' 빠진 아베의 히로시마 위령식

19년만에 언급 안해… "핵무장 야욕 드러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70주년 추도사에서 지난 19년간의 총리 가운데 처음으로 '비핵 3원칙'을 언급하지 않아 파장이 일고 있다. 비핵 3원칙이란 '핵무기를 만들지도 보유하지도 들여오지도 않는다'는 일본의 국시다. 아베 총리는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를 추도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던지기보다 핵무장의 야욕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아베 총리는 태평양전쟁 당시 진주만 기습 뒤 히로시마가 미국의 원폭 폭격을 받은 지 70주년을 맞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위령식 인사말에서 이 같은 비핵 3원칙을 포함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우리나라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며 "가을 유엔 총회에서 새로운 핵무기 폐기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만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상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비핵 3원칙이라는 생각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중국 언론들이 일제히 성토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아베 총리는 원폭 70년 추도식 연설에서 일본이 세계 유일의 원폭 피해국이라고 말하면서도 2013∼2014년 잇달아 언급했던 비핵 3원칙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원폭피해단체 등 반전단체들도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번 원폭 70년 추도식을 계기로 '전수방위정책(일본이 공격을 받았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하는 것)'과 전후 평화주의 궤도에서 이탈하려는 아베 총리의 '미친 행동'을 저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히로시마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의 사쿠마 구니히코 이사장은 "비핵 3원칙은 국시"라며 "의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비핵 3원칙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천명하면서 공식화했으며 1971년 일본 의회가 결의하면서 국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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