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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 CEO 방한 직원 기살리기 안간힘
입력2002-11-05 00:00:00
수정
2002.11.05 00:00:00
"그(녀)가 한국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큰 힘이 된다."제프리 이멜트, 칼리 피오리나, 마이클 델.. 최근 몇 달 새 한국을 잇따라 방문한 이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 이들을 만나기 위해 수많은 한국 재계 인사들이 몇 달 전부터 스케줄을 조정했을 정도다.
이들이 국내 정재계 인사, 협력업체 대표들과 만나는 시간은 촌각(寸刻)을 나눌 만큼 빠듯하지만 잊지 않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데가 있다. 국내 지사 직원들과 만남의 시간.
직원들과 허물없는 대화를 위해 준비한 칵테일 파티, 디너 파티, 커피 토크등의 시간은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직원이 한데 어울려 의기 투합하는 축제의 한 마당이 된다.
특히 세계 경제 침체와 인수합병 후 구조조정 등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지사 지사장들은 물론 직원들은 "어려운 시기에 총수들이 다른 나라보다 우선적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사실 자체가 큰 힘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지난 10월 1일 한국을 찾은 이멜트 회장은 1박 2일의 빠듯한 일정 가운데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한국 GE의 200여명 식구와 디너파티(GE employee party)를 가졌다.
이날 이미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ㆍ기아차 정몽구 회장 등과 잇따른 회동으로 강행군을 마친 이멜트 회장은 커다란 덩치에 웃음을 잃지 않고 직원들과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축배를 하며 흥겨운 파티를 이끌어 갔다.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은 직원들과 이멜트 회장이 '치즈'나 '김치'대신 "지이(GE)"를 외치며 사진 촬영을 할 때 파티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올 초 한국GE의 사령탑에 새로 오른 이채욱 사장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한국 내 GE 사업체들간의 결속력을 강조하며 그가 내세운 '원 지이(One GE)'라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에 이멜트 회장이 전폭적인 지원의 목소리를 낸 것.
GE의 민유경 대리는 "빡빡한 방한 일정 탓에 이멜트 회장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두시간도 채 안됐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덕에 축제가 밤새 이어진 듯 했다"고 전했다.
◆칼리 피오리나 휴렛팩커드(HP) 회장
지난주 칼리 피오리나 HP회장의 방한은 한국HP 직원들에게는 각별했다. 올 5월 컴팩과의 합병 및 구조조정 틈바구니에서 어수선했던 한국HP 직원들에게 그녀의 방문은 심기일전하는 특효약이나 다름없었다.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가운데 마지막 날인 지난 11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1,000여명의 직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진 그녀는 HP의 비전을 제시하며 새로운 출발의 의지를 북돋았다.
더구나 HP는 11월 1일부터 회계연도를 시작하기 때문에 이날 참석한 한국HP 직원들은 전 세계 직원 가운데 가장 먼저 그녀의 연설을 듣는 영광을 안게 됐다. 한국HP의 권형준 대리는 "유창한 말 솜씨를 자랑하는 그녀의 연설은 합병이후 새 출발하는 직원들에게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네드 반홀트 애질런트 회장
올초 한국을 찾은 애질런트사의 CEO 네드 반홀트 회장의 목적은 지난 해 저조했던 실적 때문에 침체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었다.
올 3월 29일 한국을 찾은 그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가능한 많은 답변을 직접 해 주기 위해 이곳까지 왔다"며 신뢰와 믿음을 전해주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 카페테리아에서 열린 '커피 토크'에서 그는 한복을 갖춰 입고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으며 사내 자원봉사단들에게 감사장도 전했다.
이밖에 최근 한국을 찾은 제라르드 클라이스터리 필립스 회장과 미국계 PC 제조업체 델의 마이클 델 회장도 직원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빠뜨리지 않으며 직원들의 기살리기에 힘을 쏟았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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