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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틀이면 충분한데…

[기자의 눈] 이틀이면 충분한데…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co.kr “한국에서 경제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7월12일) “지도층이 정치ㆍ사회적 변화에 신경을 뺏긴 나머지 경제개혁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7월2일) 세계적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최근 한국에 대해 언급한 내용들이다. 하나같이 ‘한국경제 위기론’을 제기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급기야 지난 14일에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9%에서 4.6%로,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4.3%에서 3.8%로 내렸다. 한국 위기론을 담은 연작형태의 보고서 작성자는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디 시에다. 지난달 29~30일 전경련이 주최한 ‘차이나포럼’에서 강연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홍콩으로 되돌아간 직후 “이틀간의 한국 체류기간 동안 국내 기관투자자들뿐 아니라 기업들 사이에서 극단적인 비관론이 퍼져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보고서에 털어놓았다. 엔디 시에는 “최근 발표된 한국의 경제지표들은 낙관적인 수준은 아닐지라도 개선되고 있는데 (경제주체들 사이에) 이 정도로 비관적일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번지고 있는) 비관론은 3월 타이완을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느꼈던 것 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두 국가 모두 경제관료들이 방향성을 상실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침 최근에 한국은행ㆍKDI 등에서도 잇달아 거시경제지표를 하향조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경제 전반에 대해 탈출구를 고민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바로 직전까지도 한국은행은 “하반기엔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으며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금은 입춘 절기”라며 지금은 힘들지만 조금만 참으면 따뜻한 봄날이 올 것처럼 호언장담하고 있다. 엔디 시에가 정확한 것인지 정부가 정확한 것인지는 시간이 흘러야 확인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부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주체들은 비관적이라는 점이다. 기업들의 투자도, 신규 채용도 마음이 따뜻하게 풀려 있어야 가능하다. 경제주체들의 본심을 파악하는 데는 이틀정도의 시간으로도 충분하다. 엔디 시에는 짧은 방한길에 속마음을 들었는데 국내 경제를 내내 주시해온 정책 당국은 아직도 ‘봄날은 온다’며 담장 너머 풍경만 바라보고 있다. 입력시간 : 2004-07-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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