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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인도 경제의 겉과 속

김민열 기자 <정치부> mykim@sed.co.kr

김민열 기자

'Wife isn’t well (부인 건강이 안 좋아서)' 첸나이현대자동차에 근무하는 한 인도인이 결근 사유서에 쓴 내용이다. 그는 고향에서 오시는 아버지를 마중나가야 된다, 시험보러 가는 동생을 데려다줘야 된다는 등 상식 밖의 이유를 대며 1년 동안 무려 70일이나 결근을 했다. 아예 회사에 아무 통보도 없이 빠져놓고 뒤늦게 사유서를 쓰는 인도인도 다반수라고 한다. 그러나 한번 채용한 정규직 근로자는 해고하지 못하는 인도의 엄격한 노동법 때문에 기업들의 속앓이는 커져만가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한국 언론에 소개된 인도는 장미빛 전망 일색이었다. 정부 관리들의 부정부패, 지지부진한 경제개혁 조치, 잦은 세무조사 등 성공한 기업들이 겪고 있는 각종 어려움보다는 그 결실에만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져 있었다. 물론 한국의 비싼 인건비와 각종 규제에 시달리는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 10억이 넘는 인구, 하루 최저임금 1달러(50루피), 영어가 가능한 종업원 등은 중국을 대체할 마지막 거대시장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기자가 인도에 취재하러 와 있는 동안에도 인천시 남구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공동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인도를 찾았다. 한 업체의 사장은 “한국의 비싼 인건비와 각종 규제에 못 이겨 인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한 세제를 갖고 있는데다 고용시장도 탄력적이지 못해 간단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인도가 새로운 기회의 땅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이면에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많고 다른 동남아 국가와 달리 선진성과 후진성이 공존하므로 사전에 위험요인을 파악해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현지 전문가들의 지적은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박한우 현대자동차 이사는 “한국인의 눈높이로만 인도를 평가했던 많은 기업들이 이미 인도를 떠났다”며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인도정부 관료들의 일 처리와 근로자들의 성실하지 못한 성향 등 특유의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첸나이(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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