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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묻지마 소송' 엄벌

법적근거 없는 소송에<br>2억700만원 배상 판결

H씨는 2004년 J사가 상호 명의신탁한 주식을 임의로 처분해 손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법적근거가 전혀 없었지만 재판은 진행됐고 당연한 결과지만, 1심과 2심 모두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법원대로 재판에 시간과 비용을 허비해야 했고, J사 역시 소송에 따른 대외이미지 훼손 등의 피해가 불가피했다. 법원이 법적 근거도 없이 일단 소송을 내 놓고 보는, 이른바 '묻지마 소송'에 대해 엄벌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원 민사합의 10부(최종한 부장판사)는 J사 등이 H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변호사 비용을 포함해 총 2억7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H씨의 소송이 "법적근거가 전혀없는 소송"이라며 "본안소송과 관련한 변호사 비용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J사의 변호사 비용 중 80%인 8,600만원까지 H씨에 부담하도록 판결했다. 민사소송에서 소송비용을 원칙적으로 패소한 쪽이 부담하긴 하지만, 변호사 비용은 소가 한도 1억원 기준으로 480만원만 인정되기 때문에 80%의 변호사 비용을 인정한 것은 전례가 없는 판결이다. 법원이 재판제도를 악용해 근거 없이 소송을 걸어 피해를 줬다면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실질적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함에 따라, 민사분쟁에서 일단 소송부터 걸고 보자는 '소송 만능주의'에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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