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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카슈랑스 밥그릇 싸움 안된다

은행들이 보장성 보험까지 팔 수 있는 방카슈랑스 2단계의 내년 시행을 둘러싸고 은행과 보험업계간 갈등이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는 1단계 시행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상태에서 주력 상품인 보장성 보험에까지 확대 시행된다면 보험 설계사들의 대량실직, 소형 보험사들의 경우 생존마저 위협 받을 만큼 보험업계의 타격이 크다며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은행권은 이미 법에 정해진 것을 미룬다면 정책일관성 및 대외신뢰도에 문제가 생긴다며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 문제는 결국 방카슈랑스 도입취지를 생각하는 데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 방카슈랑스는 보험가입자, 즉 소비자들의 부담 완화 등 편익을 증진하고 더 나아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도입한 것이다. 방카슈랑스 도입 1년이 되어가고 있는데 과연 고객편익 증진 효과가 생각했던 만큼 충분히 나타나고 있는가. 은행권은 고객들에게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졌고 보험 설계사들에게 가야 하는 비용을 줄임으로써 보험료 인하 효과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보험업계의 주장은 사뭇 다르다. 설계사들에 주는 수당보다 은행에 주는 수수료가 더 많아 보험료를 내리고 싶어도 못 내린다는 것이다. 보험료 인하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크게 내렸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당초 기대했던 효과에 못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도 이거다 하고 눈에 띄는 것이 없다. 물론 시행 1년 만에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적어도 보험산업 발전의 바람직한 방향 설정 정도라도 나타나야 할 텐데 상황은 그렇지않다. 은행과 보험업계는 밥그릇 싸움을 벌일 것이 아니라 방카슈랑스 도입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면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은행은 새로운 사업영역이 생겨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만 반길 것이 아니라 보험사의 사정과 소비자 편익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보험사도 당장의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연기하자는 주장만 하지말고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원만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정책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당국은 그동안 드러난 문제점을 토대로 은행ㆍ보험 양쪽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관련, 금융산업정책이 지나치게 은행우선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는 보험뿐 아니라 증권ㆍ투신 등 제2금융권 전체의 불만이기도 하다.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의 모델이 금융기관의 투자은행화(Invest Banking)이고 우리상황에서 규모가 큰 은행이 이를 선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되지만 다른 쪽이 구조조정에 대비할 틈도 없이 급격하게 무너진다면 그 부작용 또한 만만하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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