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동맹군이 28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항공기의 착륙을 막기 위해 예멘 수도 사나 공항의 활주로를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사나 공항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시아파 반군이 장악한 곳으로 아랍동맹은 이란 항공기가 시아파 반군을 지원할 무기를 실은 것으로 보고 폭격을 단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흐메디 앗시리 동맹군 대변인은 "이란 항공기가 허가받은 시간 외에 예멘 영공에 진입했다"며 "몇 차례 경고를 받았음에도 사우디 비샤 공항에 먼저 들러 검색을 받지 않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란 정부는 이는 구호물품을 실은 항공기라며 사우디의 방해로 화물기들이 잇따라 회항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알리 샴카니 이란 국가안보최고회의(SNSC) 의장은 "사우디 측은 동맹군이 예멘 국민을 지원하는 목적이 페르시아(이란)의 확장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전단을 살포했다"며 "이는 냉전시대에서나 쓰던 지나치게 단순한 방식으로 사우디가 퇴행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비난했다.
이란은 미국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경비정은 이날 오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덴마크 화물선에 경고사격을 하고 이 배를 억류했다. 이 배는 애초 미국 선적으로 알려졌으나 마셜제도의 배로 사우디 제다에서 출발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향하고 있었다.
이란의 이 같은 행동은 미국이 최근 예멘 해역에 항공모함을 급파하는 등 이란의 시아파 반군 지원에 제동을 걸자 이에 반발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란은 선박 억류가 법적 절차일 뿐 정치적으로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미국 선박이 이란의 항만·해양기구와 법적 분쟁이 생겨 법원의 명령에 따라 억류했다"며 "군사·정치적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구축함과 초계기가 계속 감시하고 있다"며 "이란의 경고사격이 부적절했고 미국은 마셜제도의 이익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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