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작가 못잖은 문체·서사적 구조로 모든 연령층에 인기<br>김애란 '두근…' 정유정 '7년의 밤' 등 대거 베스트셀러에
| 정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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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정 '7년의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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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애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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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애란 '두근두근 내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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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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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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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신진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출판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여성 작가 전성 시대를 열고 있다.
31일 7월 마지막 주 종합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창비 펴냄)'이 7위에 오른 것을 비롯 정유정의 '7년의 밤(은행나무 펴냄)'이 8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창비 펴냄)'가 9위에 나란히 올랐다. '두근 두근…'과 '7년의 밤'은 1주 전에 비해 각각 3계단, 8계단씩 뛰어 올랐다. 또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개봉하면서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사계절 펴냄)' 소설과 애니메이션 그림책도 각각 12위와 18위로 20위권에 포진했다. 이 순위는 한국출판인회의가 전국 온ㆍ오프라인 서점 9곳에서 지난 한주 동안 판매된 부수를 종합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여성 작가들이 남성 작가 못지 않은 장대한 스케일과 세련된 문체, 탄탄하고 입체적인 서사 구조를 갖춘 작품들을 생산하면서 소설의 주독자층인 20~30대 여성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들에 어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출판 시장에 돌풍 일으키는 여성 작가들=지난 6월 20일 출간된 '두근 두근…'은 1개월이 조금 지난 현재까지 7만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3월 23일 첫 선을 보인 '7년의 밤'도 15만부가 팔린 데 이어 영화 판권료로 1억 원을 벌었으며 내년 말 영화가 개봉되면 흥행 성적에 따라 5%의 러닝 개런티를 받을 예정이다.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성장세는 더욱 뚜렷하다. 인터파크 도서 집계에 따르면 '두근 두근…'은 출간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소설 1위에 오르더니 7월 넷째 주에는 종합 5위까지 판매 순위가 상승했으며 '7년의 밤'은 출간 3주 만에 종합 10위에 오른 이후 7월 마지막 주까지 종합 15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올 들어 미국 등 해외 수출에 성공하면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 누적 판매부수가 약 77만부에 달한다.
◇여성 소설가 거센 돌풍 비결은=출판계에서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뜨거운 호응을 받는 배경으로 강력한 텍스트의 힘과 세대 및 성별을 아우르는 스토리를 지목한다. 이진희 은행나무 편집주간은 "그 동안 여성작가들의 주된 소재가 로맨스나 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다면 '7년의 밤'은 소재나 스토리 전개가 파격적일 정도로 장대한 서사를 갖고 있다"며 "젊은층이나 남성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드라마적 긴장과 입체적 구조를 갖추고 있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신길례 문학코너 매니저는"최근 몇 년간 고 박완서, 공지영 등 중견 여성 작가들의 소설이나 에세이가 꾸준히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긴 했지만 여성 신진 작가들이 이처럼 단기간 만에 인기를 끄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최근 독자들이 요즘 세태에 맞는 소재와 트렌디한 스타일의 소설을 선호하는 것을 볼 때 젊고 역량 있는 여성 작가들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독자층인 2030 여성들에게 작품성을 인정받은 후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남성 독자들까지 구매 욕구가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예스24가 지난 6월부터 7월 29일까지 집계한 판매 부수를 보면 '7년의 밤'과 '두근 두근…'의 남성 독자 비중이 각각 33.5%, 23.9%로 나타났으며 특히 '엄마를 부탁해'는 남성 비중이 34.2%에 달했다. 소설 시장에서 남성 독자의 비중이 30% 미만(교보문고 집계)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소설이 남성 독자들로부터 호응을 얻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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