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향한 공식 선거운동 첫 주는 ‘1강·1중·1약’ 구도로 출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세론을 굳히는 가운데, 낙마 위기 끝에 극적으로 생환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범보수 빅텐트’의 열쇠를 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완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여전히 단일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세 후보 간 치열한 각축전 속에 여론의 시선은 어디로 향했을까.
서울경제신문이 SNS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를 통해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주요 대선 후보 3인의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이재명 후보가 22만9350건으로 김문수(15만3186건)·이준석(3만5785건) 후보를 크게 앞섰다. 보수진영 후보들을 향한 온라인상 관심도를 모두 합쳐도 이재명 후보에 미치지 못했다.
온라인 언급량도 ‘이재명 독주’…부정 여론도 압도
이 같은 여론의 주목도는 지지율과도 연동된 흐름으로 나타났다. 언급량 비중은 이재명 54.8%, 김문수 36.6%, 이준석 8.5%였으며, 비슷한 기간(13∼15일) 실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51%, 김문수 29%, 이준석 8%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관심이 높은 후보일수록 관련 정보를 검색하거나 언급하는 ‘동조화 현상’이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긍·부정 단어 언급 비율은 지지율과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 후보의 부정 단어 비율은 57%로 가장 높았고, 긍정 단어는 36%에 그쳤다. ‘사법 리스크’ 탓에 ‘범죄’, ‘혐의’, ‘위기’, ‘논란’ 등의 단어가 지속적으로 따라붙었다. 김문수와 이준석 후보 역시 긍정보다 부정 단어 비율이 높아(각각 50%, 52%) 대중적 비호감 해소가 주자들의 과제로 떠올랐다.
김문수 ‘극적 생환' 하루, 이재명 언급량 앞서
대선 국면에서 김문수 후보가 맞수인 이재명 후보를 언급량에서 앞선 유일한 날은 이달 11일이었다.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의 ‘강제 단일화’ 논란 끝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시점이었다. 당 지도부는 약 3주간 치른 대선 경선을 뒤집고 10일 새벽 3시 기습 후보 공고를 내 ‘김문수→한덕수’로의 일방적인 ‘선수 교체’를 시도하려 했으나, 김문수 후보는 당원 투표에서 과반 지지를 얻어 우여곡절 끝에 후보직을 되찾았다. 이 과정에서 ‘비판’, ‘갈등’, ‘혼란’, ‘위기’ 등 부정적 키워드가 급증했다.
‘링 밖’ 윤석열 여전한 존재감…탈당 변수 될까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는 ‘링 밖’의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선거운동 첫 주 윤 전 대통령의 언급량은 6만6200건으로 3등 주자인 이준석 후보보다 더 큰 존재감을 과시했다. 다만 부정 키워드 비중이 74%에 달해 국민의힘에는 큰 부담을 안겼다.
당내에서는 중도 확장을 위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절연’ 요구가 확산됐고, 결국 그는 17일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길지 않은 정치 인생을 함께하고 저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김문수 후보 지원 유세에 직접 나서기로 하는 등 당내에서는 ‘윤석열 탈당’을 계기로 대선판 반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6.4%,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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