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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내각 첫 개각… 장기집권 문 연다

아소 등 핵심 측근 대거 유임

자민당 간사장엔 다니가키 법무상

라이벌 이시바는 내각에 묶어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장기집권의 2막을 열기 위해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각을 단행한다. 자신의 핵심 측근들을 대거 유임시키거나 추가로 기용해 세력 기반을 확고히 굳히는 한편 라이벌인 이시바 시게루 간사장을 내각에 묶어둠으로써 내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 재선과 정권 장기화를 위한 진용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2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3일 단행하는 개각에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비롯해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담당상,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 등 핵심 요직 각료들을 대부분 유임시킬 예정이다. 아베 정권의 '입'인 스가 장관과 아베 총리의 최측근 인사로 우경화된 역사인식을 공유하는 시모무라 문부상 등은 모두 아베 총리와 가까운 각료들이다.

측근 인사들의 신규 기용도 예고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와 절친한 시오자키 야스히사 자민당 정조회장 대리가 후생노동상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당내에서 자신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온 측근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을 경제산업상에 기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안보법제담당상 자리를 거부하며 한동안 아베 총리와 대립각을 세웠던 이시바 간사장은 지방창생담당상을 맡아 내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에서는 아베 총리의 라이벌인 이시바 간사장이 입각을 거부하고 당내 반(反)아베 세력을 규합해 내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총리와 한판 승부를 겨룰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당 내분이 정권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결국 아베 총리와 손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시바 간사장이 고사한 안전보장법제담당상에는 에토 아키노리 중의원 안전보장위원장이 임명돼 방위상을 겸임할 예정이다.



당 간부 인사에서도 총리의 정책주도권이 강화된다. 자민당은 2일 당역회의를 열어 집행부 인사를 총리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지지하는 우파 인사인 이나다 도모미 행정개혁상을 당 정책결정기구 정무조사회장에 임명하고 총무회장에는 안정적 당 운영을 위해 자민당의 거물인 니카이 도시히로 중의원예산위원장을 앉힐 방침이다. 간사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자민당 최초의 여성 간사장 후보로 거론됐던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 오부치 유코 전 저출산담당상은 당직 대신 입각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처럼 아베 총리가 주위를 측근들로 굳히는 동시에 반대 세력을 내각에 묶어두는 데까지 성공할 것으로 보여 개각 이후 아베 정권은 아베노믹스와 안보정책 등 국정운영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아베 총리는 개각과 관련해 "디플레이션 탈피는 아직 중간단계"라며 "정책실현을 위해서는 한층 힘을 키워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일 아베 총리의 측근이자 일본 공적연금(GPIF) 개혁에 우호적인 시오자키 정조회장 대리가 유력한 후생상 후보로 거론되자 도쿄 증시는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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