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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교육생 실습기간에 살인범 검거
입력2004-11-02 09:10:15
수정
2004.11.02 09:10:15
중앙경찰학교 교육생, 선배경찰과 흉기 든 범인 덮쳐
"부모님은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어떡하려고 그랬느냐며 걱정하시더군요. 하지만 경찰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일 뿐입니다."
중앙경찰학교에서 일선 경찰서에 실습을 나온 교육생이 살인범을 붙잡아 화제가되고 있다.
선배 경찰과 함께 범인을 검거한 것이긴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생생한'현장을 직접 경험한 것이어서 경찰 교육생의 가슴은 한껏 부풀어 올랐다.
중앙경찰학교 169기 교육생 최병국(25)씨는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마포경찰서 서강지구대에서 근무를 서고 있었다.
지난달 4일 시작된 4주간의 실습 생활이 끝나는 마지막 날이었고, 이튿날 아침이면 실습 종료신고와 함께 대전의 집에 내려갈 생각에 최씨의 마음은 다소 들떠 있었다.
그런데 이날 밤 8시40분을 넘겼을 때쯤 갑자기 지구대로 들이닥친 한 행인이 다급한 목소리로 `어떤 남자가 칼에 찔려 쓰러져있다'고 신고했다.
지난 여름 경찰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학만 사건'이 바로 코 앞에서 일어났다는 선배 경찰들의 얘기를 들어온 터라 최씨는 예감이 좋지 않았다.
지구대에서 함께 근무하던 신화철(45) 경사와 최씨는 밖으로 달려나갔다.
30m쯤 떨어진 곳에 한 50대 남자가 왼쪽 가슴에서 피를 쏟으며 쓰러져있었다.
주위를 살피자 한 남자가 부근 그랜드마트쪽으로 흉기를 들고 허우적 허우적 걸어가고 있었다.
신 경사와 최씨는 남자를 조용히 뒤쫓았다. 흉기를 들고 있는 남자가 반항을 해올지 몰랐기 때문에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200m쯤 갔을 때 남자는 흉기를 외투 안주머니에 슬그머니 집어넣었고, 신 경사와 최씨는 `이 때다'하며 범인에게 달려들었다.
신 경사가 범인을 뒤에서 꽉 안았고 최씨와 함께 흉기를 든 범인을 쓰러뜨렸다.
신 경사는 지구대를 나서면서 최씨에게 무턱대고 달려들어서는 안되고 기회를 노려야한다며 후배를 차분히 이끌었다.
"처음에는 다급한 상황에 범인을 잡아야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구나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군 제대 후부터 쭉 경찰이 되고 싶었다는 최씨는 지난 6월 중순 충주의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했다.
최씨는 "현장에서 선배경찰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힘들게 일하는 것 같다"면서도 "경찰이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많고 경찰에 대한 인식도 차츰 좋아질 것으로 보고 어느 분야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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