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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 '나홀로 승승장구'

유로화 가치 급락 영향 제조업 수출 크게 늘어<br>유로존 재정위기 신음속 작년 고용인구 사상 최대<br>민간소비도 10년來 최고


지난해 유럽의 많은 기업들이 생산량 감소로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긴 휴무에 들어간 동안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 BMWㆍ다임러ㆍ아우디 등은 공장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기 위해서다.

이처럼 재정위기의 여파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대다수 국가가 신음하는 가운데서도 유럽 1위의 경제대국인 독일은 '나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오히려 유로화 가치가 독일경제의 펀더멘털보다 크게 떨어지는 바람에 수출증가 등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리스ㆍ이탈리아 등 재정위기국에 대한 지원규모를 놓고 주변국과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실익은 독일이 대부분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독일 연방노동청은 2일(현지시간) 지난해 독일 전체인구 8,200만명 중 4,104만명이 일자리를 가져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독일의 실업률(계절조정 후)도 6.9%로 집계돼 1990년 독일통일 이후 처음으로 7% 아래로 떨어졌다. 또 독일 상공회의소(DIHK)는 시장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독일 기업들이 25만명 정도를 고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 전체 실업률은 10%를 상회하고 있다.

또 이날 DIHK는 지난해 독일의 민간소비가 전년보다 1.2% 증가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유로존 국가들의 긴축정책으로 유럽인들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일자리가 안정적인 독일인들은 꾸준하게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발표된 독일의 12월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PMI)도 48.4를 기록해 3개월 연속 50을 하회했으나 전달의 47.9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8.1을 상회하며 다소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 반면 유로존 전체 PMI는 전달에 46.9로 집계되는 등 5개월 연속 5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PMI는 매달 기업 구매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제조업 동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작성하는 지수로 50을 넘으면 경기확장을, 50미만인 경우에는 경기수축을 의미한다.



이처럼 독일경제가 잘나가는 가장 큰 이유로는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제조업체들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 가치가 달러 대비 1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독일 제조업체들의 수출에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 1조유로(1,515억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난해 12월29일 보도했다.

이와 함께 유로존 내 최대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독일경제의 강점이다. 독일 인구는 유럽연합(EU) 27개국 가운데 가장 많다. 가디언은 독일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53%이며 독일경제는 대내외의 악재에 잘 견딜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한스 하인리히 드리프트만 DIHK 회장도 2일 독일 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독일경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2만5,000개의 회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독일경제를 낙관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3% 정도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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