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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2012 선택의 한 가지 기준


마지막 칼럼의 주제를 놓고 한참 고민했다. 결국 2012년은 한국 현대사의 방향을 결정할 중대한 선거의 해라는 인식에 따라 지도자 선택의 기준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평생 연극공연의 예술적 성과를 평가하는 일에 종사하다 보니 어느덧 작품이나 사람을 평가하는 게 제2의 천성이 됐나 보다.

나는 사람을 평가할 때, 존경과 사랑이라는 긍정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삼는다. 물론 존경도 받고 사랑도 받는 사람이 지도자로서 가장 이상적이다. 그 다음은 사랑 받지는 못하지만 존경은 받는 사람이다. 세 번째가 존경 받지는 못하지만 사랑을 받는 사람이다. 맨 밑 바닥은 당연히 존경도 못 받고 사랑도 못 받는 사람이다. 우리가 곧 뽑게 될 정치지도자를 이런 기준으로 선택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나 얼마 전 타계한 체코 공화국의 바츨라프 하벨처럼 존경도 받고 사랑도 받는 사람이 있다면 망설일 것도 없이 그에게 표를 던질 일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너무도 잘 알고 있듯이 한국에서는 그런 인물이 없다. 있어도 그런 사람들은 정치를 하지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에게는 사랑도 존경도 받지 못하는, 뽑아서는 안 될 인사들이 정치판을 압도하고 있다. 표 앞에서는 진실도 정의도 헌신짝처럼 버릴 수 있는 인사들이, 표만 얻을 수 있다면 이념도 소신도 지성도 배반하며 거짓을 주저하지 않는 인사들이 너무 많다. 이런 사람들을 또 뽑아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사랑과 존경 어느 한 쪽만 받는 사람 가운데서 선택할 일이 남게 되는데, 나의 평가기준에 따르면 존경 받는 사람이 사랑 받는 사람보다 우선한다. 사랑만 받는 대표적인 유형의 정치인들은 대개 포퓰리스트로서 탐욕적 권력을 지향한다. 권력을 잡은 뒤에는 공동선보다 사적 이익을 위해 권력을 사용한다. 패거리인사가 한국 정치의 관행이 된 것도 다 우리가 그런 지도자를 뽑아 왔기 때문이다. 사랑보다 존경 받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자유ㆍ인권ㆍ민주ㆍ합리라는 절대적 가치를 위해서 국민을 선도할 수 있는 지도자, 옳은 일이면 타협도 감행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지도자, 요컨대 지성을 행동화할 수 있는 지도자를 찾아내서 표를 던져야 한다. 참 어렵기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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