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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李대통령 331억 기부] "저를 도와주신 가난한 사람들에 보답"

배경·의미, 아들을 바르게 키워준 어머니· 국민과의 약속 실천<br>선진국에 비해 인색한 지도층 기부 문화 확산 포석도

송정호(왼쪽) 재단법인 '청계' 설립 추진위원장이 6일 오전 춘추관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331억원의 사회기부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손용석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재산 331억원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윗쪽부터 이 대통령의 출연 재산중 하나인 서울 서초동 1709-4 영포빌딩, 서초동 1717-1 건물. /류효진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과거에 도움을 받았던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마음의 빚'을 정리하는 차원이고 공적으로는 대통령으로서 사회계층 통합을 위한 '근원적 처방'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재산기부 결정에 대해 "재단법인 청계의 설립을 맞아 많은 감회를 느낀다. 제 삶의 한 단면이 정리된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라며 개인적인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늘이 있기까지 저를 도와주신 분들은 하나같이 가난한 분들이었다"면서 "그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의 하나가 오늘도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을 위해 제 재산을 의미롭게 쓰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재산 기부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현대그룹에 재직 중일 때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1992년 현대그룹을 떠나 민주자유당에 입당할 때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재산 기부의 뜻을 일찌감치 굳힌 데에는 가난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을 올곧게 키워내고 남을 돕는 데 인색하지 않았던 어머니의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가난했던 시절 '평범한 은인'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학업을 계속한 끝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서울시장ㆍ대통령에까지 오른 '개인사'도 작용했다는 게 주변의 분석이다. 이 대통령도 소회 발표문에서 "저에게 이런 마음이 영글도록 한 뿌리는 어머니"라면서 "오늘 어머니와의 약속을 실천했다는 것을 뿌듯하게 생각하면서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오랜 측근인 송정호 재단설립추진위원장도 "대통령의 재산 기부는 가난 때문에 고생하면서도 아들을 바르게 키워준 어머니와 존경하는 국민과의 약속 실천"이라고 밝혔다. 실제 재산 기부의 이 같은 단초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날 언급했던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도 수차례 거론했으며 대통령 취임 이후 서민 민생현장 탐방 등에서도 여러 차례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날 재산 기부는 또 "우리 사회가 서로가 서로를 돕고 사랑과 배려가 넘쳐나는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고 밝힌 대목에서 나타나듯 선진국에 비해 인색하다고 볼 수 있는 국내 사회 지도층의 기부 문화를 촉진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대통령의 재산 기부는 국내에서는 전ㆍ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헌정 사상 처음이라는 점도 의미가 각별하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재산 기부 발표가 최근 새 출발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근원적 처방'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재산 기부가 이념ㆍ지역ㆍ계층 간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과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한 근원적 처방의 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측은 이에 대해 "재단설립 발표가 늦어진 것은 한 푼이라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심사숙고를 거듭했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이 대통령이 근원적 처방의 필요성을 부각하면서 '새 출발'을 강조하는 시기에 재산 기부 방안을 확정한 점은 어느 정도 '타이밍'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재산 기부는 서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카드'인데다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적 개편 못지않게 근원적 처방의 주요 요소로 거론돼왔다. 이 같은 취지의 '통합카드 3탄'은 민생 안정을 위한 특별사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오는 8월15일 광복절에 즈음해 정치인과 기업인을 제외한 민생사범 위주의 특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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