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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형銀 '제살깎기 경쟁' 우려
입력2004-08-03 18:56:18
수정
2004.08.03 18:56:18
이재용 기자
유럽의 대형은행들이 올 상반기 소비회복에 힘입어 큰 폭의 이익을 올렸지만 경쟁격화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수익을 올린 은행들이 여유자금을 가지고 ‘제살 깎아먹기’식 가격인하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럽 최대은행이자 세계 3대은행인 영국의 HSBC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53% 늘어난 94억달러의 세전순이익을 올렸고 프랑스의 BNP파리바도 전년보다 40% 늘어난 31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또 네덜란드의 ABN암로도 2ㆍ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9억8,700만유로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이처럼 유럽은행들의 수익성이 좋아진 것은 유럽지역의 소비심리가 살아나며 소비자대출이 증가한 반면 기업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익증가로 잉여자금이 풍부해진 은행들이 수수료인하 등 가격인하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수익성은 도리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존 본드 HSBC 회장은 “대형은행들이 늘어난 이익을 가지고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위한 가격인하에 나설 경우 세계 금융권에 가격인하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수익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2년간 세계 5대은행이 600억달러의 잉여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가격인하경쟁에 쓰일 경우 세계 금융권의 판도를 바꾸는 데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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