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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악어와 악어새


“어떻게 정체도 불분명한 자에게 공천로비를 부탁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부산의 한 정치권 인사는 최근 터진 현영희 전 새누리당 의원 공천 헌금 의혹 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세간의 관심을 사고 있는 이번 사건은 검찰이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 조기문씨 구속에 이어 현 의원에 대해서도 사전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밝히면서 어느덧 막바지로 치닫는 형국이다. 이번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지역 시민들은 공천헌금의 실체 여부를 떠나 정치 브로커에 놀아나고 있는 지역 정치권의 현 주소에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조씨는 사건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직함을 버젓이 갖고 다녔지만 실상은 정치 브로커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평가다. 그는 연세대 77학번 출신이라고 속여 정치활동 입지를 넓혀가다가 거짓으로 들통나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나이도 학력도 엉터리였지만 조씨가 여전히 부산 지역 정가에서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던 것은 정치인들과의 친분관계 덕이다.



조씨는 지난 2002년 이회창 대선 후보의 외곽조직인 ‘클린파워’의 부산본부장으로 부산 정치권에 처음 등장한다. 그를 당시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이던 권철현 전 의원이 연세대 후배로 알고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에 임명한 것이 결과적으로 조씨가 지역 정치권에서 활개를 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조씨는 또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와 김정권 전 새누리당 사무총장, 홍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박창달 전 의원, 이영수 국민성공실천연합 대표와도 친밀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조씨의 지난 행보를 살펴보면 개인적 역량이나 정치적 역량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단지 마당발 친분관계가 지역 정치권에서는 통용된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비단 조씨뿐만 아니라 지역 정치권에서는 선거철만 되면 중앙 정치권과의 친분관계를 내세운 정치 브로커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공천 등을 목적으로 정치 브로커를 통해 중앙정치권에 줄을 대려는 구태 정치인들이 지역에 많다는 점이 이들이 기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악어와 악어새와도 같은 지역 구태 정치인과 브로커들의 청산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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