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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서거] DJ '마지막 일기' 공개
입력2009-08-21 18:32:08
수정
2009.08.21 18:32:08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 <br>"아내 없이는 지금의 나 없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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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서거] DJ '마지막 일기' 공개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 "아내 없이는 지금의 나 없었을 것"
진영태 기자 nothingman@sed.co.kr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21일 유족에 의해 공개된 일기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에서 말년에 느낀 삶에 대한 담백한 단상과 85년의 파란만장 한 인생을 반추하는 내용들을 담았다. 친필 메모 형태로 기록된 이 일기에는 생을 마감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견한 듯, 후세에게 남기는 '잠언'들이 눈에 띄었고 건강 문제와 한평생 반려자였던 이희호 여사에 대한 애틋한 감정 등도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인식과 최근 악화되고 있던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려도 눈에 띄었다.
#약자를 위한 삶, 인생의 후회는 없다
85회 생일을 맞은 고 김 전 대통령은 1월 6일 일기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파란만장 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하고 "민주주의 투쟁, 경제 살리기, 남북화해 노력 등 미흡한 점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고 적었다. 책의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1월7일)"며 삶의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1월14일에서는 "인생은 얼마만큼 오래 살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았느냐가 문제"라며 고인이 누차 말해왔던, "이웃을 위하고, 고통 받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신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는 5월 30일에도 손자 김종대(23ㆍ홍업씨 장남)씨에게 "나의 일생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이웃사랑이 믿음과 인생살이의 핵심이라 강조했다"며 삶의 원칙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건강하게 아내와 오래 살고 싶다
김 전 대통령의 1월1일 일기에는 "수백 명의 지인으로부터 세배를 받았지만 피곤하다"며 "새해에는 건강관리에 주력해야 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건강 악화로 투석치료가 시작된 3월에는 "4시간을 누워있기가 힘들다"며 마지막에 '백세건강'이라며 스스로 건강을 유의하고 있었다. 6월 2일에는 "박정희 정권의 살해음모로 트럭에 치어 다친 허벅지 관절이 매우 불편해 치료를 받았다"며 날로 악화된 건강을 짐작하게 했다. 그러나 이런 불편 속에서도 그는 아내 이희호 여사에게 고마움과 애틋함을 표했다. 1월11일에서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한강변을 드라이브했다며 "요즘 아내와의 사이는 우리 결혼 이래 최상"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아내 없이는 지금의 내가 있기 어려웠지만 현재도 살기 힘들다"며 "둘이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매일매일 하느님께 같이 기도한다"고 적었다. "살아있는 것이 행복이고 아내와 좋은 사이라는 것이 행복이고 건강도 괜찮은 편인 것이 행복이다"(5월2일)는 등의 글귀도 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됐으면… 현정부 비판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했던 5월29일 일기에서 "이번처럼 거국적인 애도는 일찍이 그 예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가 강압일변도로 나갔다가는 큰 변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1월17일 일기에선 '다시 한번 대통령 해달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다시 보고싶다' 등 자신의 신년 외신기자 클럽 기자회견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을 소개하며 "댓 글을 볼 때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며 "몸은 늙고 병들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헌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날로 악화되던 한반도 정세에 대한 그의 걱정도 많았다. 4월14일 그는 "북한이 예상대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반발해 6자회담 불참, 핵개발 재추진 등 발표, 예상했던 일이다"고 전했고, 5월 25일에는 "북한의 2차 핵실험은 개탄스럽다.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북의 기대와 달리 대북정책 발표를 질질 끌었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충격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아꼈던 고 김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 때부터 노 대통령을 걱정했고, 서거 이후 충격에 건강도 더욱 악화됐다고 알려져 왔다. 4월 18일부터 김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 일가와 인척, 측근들이 사법처리 될 모양이다"며 "노 대통령도, 같은 진보 진영인 나를 위해서도 불행이다"고 걱정했다. 그리고 5월 23일 "노 대통령의 자살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며, "검찰 수사가 마치 소탕작전 같은 공격으로, 자살은 강요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충격을 전했다. 5월24일 일기에선 측근인 박지원 의원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살았고 국민은 그를 사랑해 대통령까지 시켰으니 국민이 바라는 대로 국민장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가족들을 설득한 뒷얘기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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