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책] 부조리한 현실… 신검은 어디서 만들어지고 있을까

■ 칼

이외수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또 그놈의 칼 타령이에요! 요즘의 당신은 꼭 실성한 남자 같아요. 그 놈의 칼 얘긴 이제 그만 집어 치워요." 폭력 앞에 찌질했던 학창시절, 작은 '과도'는 소년을 공포감에서 해방시켜 줬다. 칼이 주는 평안도 잠시, 새로운 칼을 가슴에 품어야 공포는 사라졌고 마음이 진정됐다. 칼에 대한 관심은 집착이 됐고, 대학 땐 '칼맨'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40대 가장이 된 '칼 수집광' 박정달. 회사에서도 권고사직 당한 그는 "지금까지 헛 살아온 염병할 인생"을 뒤로 하고 영혼이 담긴 칼 '신검'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대장간을 차리고 검의 고수들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헤맨 끝에 얻은 신검과 신검 제작 비법. 박정달의 꿈은 이뤄진 것일까.

주인공이 집착하는 칼은, 처음엔 그저 한 사람을 보호하는 도구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악한 사람들의 기는 빼앗고 선한 사람들의 마음엔 평화를 주는' 존재로 의미가 확장된다. 어둠을 빛으로 바꾸고, 가난한 자가 일어서며 억울한 자들의 한을 풀어주는 정의로운 신검. 그 검을 찾기 위한 한 인간의 여정은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를 통해 흥미롭게 전달된다.

책은 소설가 이외수가 1982년 '죽기 전 마지막 작품'이란 생각으로 최단 기간(1년)에 완성한 장편소설이다. 부조리한 현실에서 나약한 인간이 어떻게 정신을 무장해야 하는지를 정리한 이 책은 첫 출간 이후 이번까지 세 번의 개정을 거쳐 독자들을 꾸준히 만나오고 있다. 이번 개정판에선 본문의 가독성을 보완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우리 사회의 신검은 존재하는지, 어딘가에서 완성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버릴 수가 없다. 어느 때보다 의식과 영혼이 가난한 시대이기에. 1만4,5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