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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전방위 합병 신호탄

금융권 전방위 합병 신호탄[제주은행-중앙종금 합병의미] 소규모 불구 이업종간 짝짓기 큰 의미 하반기엔 생보사 합병·퇴출 '바람' 예고 금융업종을 망라하는 「전방위 합병」이 시작됐다. 지방의 조그만 은행(제주)과 흔들리는 업종의 한복판에 서있던 종금사(중앙)가 8일 마련한 단초는 금융권 전체의 전방위합병을 예고한다. 짝짓기의 직접적인 목적은 불투명한 앞날을 뚫기 위한 생존차원이지만, 결국엔 정부가 그려온 2단계 금융개혁의 기본틀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업종-이업종을 포괄하는 금융권내 「생존빅뱅」이 막을 올린 셈이다. ◇제주+중앙, 살기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중앙종금과 제주은행은 합병후에도 총자산 4조원대의 미니금융기관. 금융권 전체로보면 그다지 눈에 띨 일도 아니다. 그러나 금융권의 현 상황을 돌아보면 그 의미는 달라진다. 2차 금융개혁의 불투명한 그림속에서 허우적거리던 금융시장 참여자들에게 두 금융기관의 손잡기는 금융권 지각변동의 구체적인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합병은 국내 금융기관들의 현실적 측면과도 연결지을 수 있다. 제주은행은 98년 정부로부터 경영개선요구를 받아 국제금융업무를 박탈당한 상황. 이후 두차례에 걸쳐 증자를 해왔지만, 생존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했다. 올들어서는 경영권문제를 놓고 잡음마저 일었다. 정부 방침대로 6월말 부실을 모두 공개할 경우 입을 타격은 불을 보듯뻔하다. 중앙종금도 마찬가지. 나라·영남종금의 영업정지(인가취소)에 이어 한국종금마저 유동성위기에 처하면서 종금업계의 신뢰도는 수직하강했다. 이처럼 불리한 여건 속에서 발생한 짝짓기는 어찌보면 국내 여타 금융기관들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막대한 부실에 휘둘린 은행 등 전 금융권에게 개정된 예금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생존을 위한 막다른 선택은 바로 「합병」이란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합병, 업종은 의미가 없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그동안 이업종간 합병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채 은행 등 동업종간 합병에만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더이상 동업종간 짝짓기만이 대세일 수만은 없으며, 합병의 영역이 무제한으로 넓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동종업종간 합병. 은행권은 정부 방침대로 3가지 유형을 형성, 2단계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공적자금 투입은행은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우량은행은 자율적 합병으로 각각 진행된다. 이 속에서 지방은행에 대해서는 의례적으로 프랑스식 모델, 즉 금융지주회사를 통해서 결합할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만 해왔다. 그러나 제주은행이 탈선(?), 이업종과의 짝짓기를 택한 이상 다른 지방은행들도 서로간 결합은 물론 또다른 생존의 길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동종업종간 합병을 추측할 수 있는 또다른 영역이 보험이다. 생명보험의 경우 5개부실생보사 마무리에 이어, 하반기 자율합병과 부실사 추가퇴출 작업이 다시한번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한 생보사 임원은 『대형·특화·외국사 등의 3분화 체제가 뚜렸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해보험사도 자율합병의 길을 택하는 곳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부실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에이어 외국사로의 흡수합병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손보사 또한 종합·특화·사이버보험사로 3분화될 것이라는 전망. 은행과 보험사가 동종합병의 축에 서있다면 종금·증권사는 이업종간 합병의 중심축이다. 특히 종금사는 업종의 존재성을 점차 잃어버리고 있는 형국. 종금사들은 더이상 과거의 단순 자금중개 업무에 그치는 머천트뱅킹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까지 포괄하는 선진형 투자은행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를위해서는 합병을 서두르는 길밖에 없고, 특히 이종인 증권사와의 합병이 최우선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사의 합병방식은 사실 종금사들의 대응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자율합병을 추진하되, 종금과의 적극적인 합병을 통해 투자은행으로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물론 지주회사라는 「구조조정의 핵심도구」 속에 편입될 가능성도 높다. ◇2차 개혁, 2003년이면 마무리=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하반기 대규모 합병작업이 절정을 이루고, 2003년이면 대략적인 정립의 단계로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의 결합마무리에 2~3년 가량이 소요되고, 이 안에 직접합병 또는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우회적 결합이 단계적으로 완성돼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주+중앙은행의 결합은 이런 광대한 합병모델과 시기에 시금석으로 작용했다고 정리할 수 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6/08 19:2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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