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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회생? 워크아웃 건설사 기로에

풍림산업 이어 상반기 10곳 법정관리 소문<br>금호·신동아는 신규 분양 등 살아남기 안간힘


풍림산업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건설업계에 또다시 퇴출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상반기 내에 10여개 건설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공포감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건설사들은 아파트 신규 분양에 나서는 등 회생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법정관리 들어가고=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이내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업체는 풍림산업을 포함해 15곳이다. 이 중 풍림산업의 시공능력평가액 순위(30위)는 금호건설(13위)과 벽산건설(26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최근 삼성물산과 함께 인천 부평구에서 1,38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성공적으로 분양하는 등 워크아웃 졸업이 기대됐으나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무너졌다.

풍림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다른 워크아웃사들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이미 건설업계에서는 '6월 위기설'이 파다했다. 워크아웃 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신용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금융 당국이 상반기 중 추가 퇴출 업체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상당수 워크아웃사들은 자금줄이 막히면서 신규 사업을 거의 하지 못하고 공사 수주마저 여의치 않아 적자의 늪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고려개발과 진흥기업∙우림건설∙남광토건 등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1,000억원이 넘었다. 지난해 358억원의 적자를 낸 풍림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에 속할 정도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3차 신규 자금 지원안이 부결된 모 업체가 풍림산업의 뒤를 이어 조만간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크아웃사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채무를 회수하기 위해 알짜 자산을 다 팔아버리고 직원을 대규모로 감원하고 나면 사실상 빈 껍데기만 남는다"면서 "금융 당국이나 채권단이 옥석을 가려 회생 가능성이 있는 업체는 자금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복귀하고=이런 가운데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주택사업에서 손을 뗐던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시장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주택사업에 주력하다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던 이들 워크아웃사들이 신규 분양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의 경우 자칫 법정관리나 퇴출로 이어질 수도 있어 청약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달 말 전북 익산에서 신규 분양에 나섰던 금호건설은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하며 공급물량 260가구의 입주자를 모두 채웠다. 금호는 이번 분양 성공을 바탕으로 이달 중 서울 돈암5구역 분양에 나서는 한편 연말에는 경기도 평택에서 2,215가구의 대단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신동아건설은 이달 중순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짓는 주상복합 '강동역 신동아 파밀리에' 분양에 나선다. 3개동으로 구성된 주상복합 아파트로 완공되면 강동구 내 최고층 아파트가 된다. 신동아건설은 오는 6월 말에는 경기도 화성시 봉담지구에 669가구의 아파트도 공급할 예정이다.

동문건설 역시 부산시 만덕동에서 3,160가구의 매머드급 단지 '백양산 동문굿모닝힐'을 내놓고 재기에 나선다. 만덕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이 아파트는 올해 부산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중 최대 규모의 단지다.

신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한 워크아웃사의 관계자는 "주택∙건설 경기가 아직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분양에 실패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면서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워크아웃 조기졸업의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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