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fli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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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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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샤마이스키 공식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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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웨스트우드 로고가 단단히 박힌 재킷, LA 지역에서 구입한 블링블링한 액세서리와 목걸이. 클래식계의 ‘패셔니스타’로 손꼽히는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 장 이브 티보데(52)의 강렬한 첫인상이다. 12년 만에 내한해 지난 11월 서울시향과 협연한 그는 영화배우 같은 수려한 외모와 더불어 휘황찬란한 무대의상으로 관객들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실제로 그는 영국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절친한 사이로, 무대에서 늘 웨스트우드 의상을 고집하며 지난 10년간 뻔한 턱시도 대신 감각적인 패션감각을 뽐내왔다. 2001년 LG아트센터 피아노 리사이틀 무대에서는 빨간색 나비 넥타이와 금박 실로 화려하게 수를 놓은 조끼를 입은 파격적인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등장했다. 피아노 의자에 걸터 앉았을 때 살짝 올라간 바지 끝단 아래로 드러난 ‘빨간 양말’은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평소 클래식만큼 패션을 좋아한다는 티보데. 그는 ‘클래식은 너무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편견부터 깨기 위해 무대에서 늘 새롭고 감각적인 패션을 선보이며 젊은 관객들을 클래식 공연장으로 이끌고 있다.
최근 남성 연주자의 연주복은 무조건 ‘턱시도’라는 룰이 깨졌다. 여성 연주자들이야 이미 다채로운 색과 디자인을 더한 드레스로 개성있는 무대를 꾸며왔지만, 이제 좀 꾸미고 가꿀 줄 아는 남성 연주자들도 무대에서 남다른 패션감각을 뽐내고 있다.국내 연주자들 가운데 패션 감각이 좋은 아티스트를 꼽자면 지휘자 ‘금난새’다. 그는 검정색이나 짙은 회색 계열의 단순한 턱시도를 선호하지 않는다. 수트의 색을 고르는 것부터 세부적인 디자인, 단추와 재봉선에 이르기까지 미묘히 다르게 깔맞춤한(?) 그만의 무대의상을 선별한다. 사실 이 옷들은 국내 남성복의 대표주자 장광효 등 이름만대면 알법한 유명 디자이너들이 금난새를 위해 제작한 특별 무대의상이라고 한다. 또 초록색 계열의 타이를 즐겨맨다는 그는 같은 색으로 통일한 듯한 소품에 미묘한 포인트를 준다. 그의 옷깃에서부터 음악이 흐른다. 금난새는 명실공히 뛰어난 연주실력뿐만 아니라 남다른 패션감각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또 세계적인 연주자들 가운데 파격적인 의상으로 주목을 끌었던 인물을 찾자면 한국을 좋아하는 첼로의 거장 ‘미샤 마이스키’다. 그리스 조각상 같은 남성적인 외모와 최고의 실력을 겸비한 그는 당대 여성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는 몸에 착붙는 검은색 바지 위에 소매 품이 넉넉하고 잔주름이 잡힌 셔츠를 입고 마치 신화 속 주인공처럼 무대위에 등장한다. 특히 공연의 후반부에는 다른 색상의 셔츠를 갈아입고 등장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겉보기엔 별볼일 없어 보이는 하늘하늘한 소재의 이 셔츠가 일본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의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제 클래식 연주자들도 무대에서 단순히 들리는 것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하나까지 세세히 체크하며 관객들의 오감을 사로잡고 있다. 무대에서 일단 보이는 게 좋으면, 들리는 것도 더 좋게 들리기 마련. ‘빨간 양말’, ‘금색 조끼’, ‘초록 넥타이’로 새롭게 무장한 이들이 좀 더 과감한 모습으로 관객들과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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