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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장난감 은닉' 전화에 곤혹
입력2004-10-27 09:17:40
수정
2004.10.27 09:17:40
보안기관들 '난감' 경찰은 상황파악도 못해
최근 테러 경계가 강화된 인천공항에 "위해물품을 숨겨 놓았으니 찾아보라"는 `괴전화'가 걸려와 공항측이 당혹해하고 있다.
또 전화한 인물이 물품을 숨겨놨다고 말한 곳에서 실제로 장난감 권총이 발견돼 1만여명의 보안요원들이 행여 다른 곳에는 은닉물품이 없는지 수색하느라 되레 보안이 취약해질 가능성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인천공항공사와 보안 관련기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자신을 모 잡지기자라고 밝힌 남성이 전화를 걸어 "검색상태를 점검해 보려고 휴대용 접는 칼을 갖고 21일 오후 8시5분 인천발 김해행 항공편을 탔는데 무사 통과됐다"고 주장했다.
공항측은 이 남성이 항공기에 탑승한 사실은 곧바로 확인했지만 그밖의 통화 내용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23일 오전 다시 전화를 걸어 "21일 항공기를 타기 전에 터미널 3층국내선 남자 화장실에 장난감 권총을 숨겨 놓았으니 확인해보라"고 말했다.
공항 관계자는 "앞서 21일 오후 8시께 실제로 국내선 출입구 옆 화장실에서 청소원이 장난감 권총 1개를 발견, 보안요원이 출동해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공항측은 이같은 전화에 `난감하다.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공항의 한 관계자는 "폭발물 탐지 등 본연의 임무에 신경써야 할 보안요원들이`괴전화'로 인해 장난감을 찾아다니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만일 이로 인해 임무를 소홀히 했다가 문제라도 생긴다면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화를 건 사람은 장난감이라고 말하지만 전화를 받는 입장에서는 전화가 장난인지, 장난감이 실제 권총인지 분간을 할 수 없다"며 "이런 경우 `미수(未遂)의 고의'로 보아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사측은 "모든 개인이 공항 검색상태를 점검해 보겠다면서 이같은 행동을 한다면 공항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불안감 조성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법률자문을 받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소동에도 불구하고 공항 경찰대는 5일이 지나도록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대테러 준비태세나 타 기관과의 연락체계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진정현 인천공항경찰대장은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른다"며 사실 여부확인 요청에 대해서도 "확인해 줄 의무가 있느냐. 난 모르겠다"고 더 이상의 언급을회피했다.
한 상주기관 관계자는 "경찰은 23일 오전 국내선 출국장에 여러 기관이 나와 X-레이 화면을 확인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그런데 실질적인 경비 주체인 경찰이 무슨 상황인지 점검조차 하지 않는 등 관심을 보이지 않아 의아했다"고 꼬집었다.
(영종도=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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