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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 맞나?', 강남권 급매물도 안팔려

요즘 서울 강남권과 신도시 아파트 단지에 가보면 예년 가을과 달리 급매물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급매물도 잘 안팔리면서 소위 말하는 '이사철 성수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올해 초 "가을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가격이 뛸 수 있다"고 제기했던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과는 완전 딴판이고, 값싼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꾸준히 거래가 성사되고 있는 강북지역과도 대비된다. 16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학군 수요 감소, 분양가 상한제 도입, 차기정부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 등으로 고가 주택의 수요자들이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선 후보들의 공약 대결이 본격화해봐야 가을-겨울시장을 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동은 재건축 대상과 일반 아파트 가리지 않고 단지마다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공시가격이 6억원이 넘는 중대형 아파트 가운데는 올해 안에 반드시 집을 팔아야 하는 '처분조건부 매물'도 적지 않다. 한신 18차 162㎡(49평형)는 호가가 15억-16억원인데 최근 이보다 2억원 이상 싼 13억5천만원에 나와 매물이 있다. 작년 가을만해도 급매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잠원동 Y공인 사장은 "호가 대비 10% 이상 싼 급매물이 나와 있지만 거래가 안된다"며 "양도세, 대출 문제, 다른 집 입주 등으로 집을 꼭 팔아야 할 사람들이 집이 안팔려 애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매수 문의가 뚝 끊긴 채 매물만 나와 있다. 현재 112㎡(34평형) 시세는 11억8천만-12억원인데 11억6천500만원에, 119㎡(36평형)는 14억5천만원짜리가 3천만원 싼 14억2천만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S공인 사장은 "매수자는 급매물 가격도 깎으려고 들어 거래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도 이달 들어 오히려 지난 여름보다 매물이 늘고 있다. 주택형별로 1-2개씩 시세보다 싼 급매물이 대기중이다. 대단위 재건축 단지가 속속 입주하고 있는 송파구 잠실 일대도 물량 공세로 아파트 가격이 맥을 못춘다. 지난 달 입주를 시작한 잠실 트리지움 109㎡(33평형)은 9억5천만-10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지만 9억원 초반대에 살 수 있는 매물이 적지 않다. 잠실 주공1단지 조합원분 한강조망권 로열층 분양권은 지난해 11억-12억원을 호가하던 것이 현재 10억3천만원에 나와 있다. 그렇다보니 잠실 기존 아파트값도 덩달아 약세다. 신도시는 상황이 더하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분당, 일산 등 5개 신도시 아파트값은 올 3월 이후 현재까지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이 한 번도 상승하지 못하고 줄곧 하락 내지 보합세다. 분당 서현동 시범삼성한신은 지난주 들어 급매물은 늘었으나 거래는 안돼 208㎡ 이 4천만원 하락했고 정자동 한솔LG.한일 중대형도 1천만원 떨어졌다. 산본 금정동 목화한성도 매물이 늘면서 122㎡가 한주 새 500만원 내렸다. 분당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추석 이후 아파트 시장이 다시 살아날 지 몰라도 지금 분위기로는 앞이 안보인다"며 "당분간 거래 침체, 가격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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