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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132만명 올 첫 학력평가… 통합형 영어 어려웠다

지문 길고 빈칸 추론 많아<br>수험생 체감 난도 상승<br>문제 출제가 먼저 끝나<br>쉬운 수능 영어 반영 안돼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열린 12일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에 앞서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다. /권욱기자

2015학년도 수능을 대비한 전국학력평가가 올해 처음 실시된 가운데 유형이 어려운 국어·수학B형을 선택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어려운 유형을 선택해 수능 실전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을지를 판단하기 위해 역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올해 처음 실시된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 유형별 선택비율은 지난 수능 때와 차이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국어A형의 선택비율이 41.8%로 지난 수능 선택비율인 53.6%보다 크게 낮았다. 수학A형의 선택비율도 65.2%로 지난해(72.6%)보다 낮았다. 쉬운 A형을 선택한 학생들이 줄어든 것이다. 한 입시전문가는 "첫 학력평가의 경우 자신의 위치를 알아보기 위해 어려운 B형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지난해 3월 학력평가에서도 국어A형과 수학A형의 선택비율이 각각 49%, 62%였지만 실제 수능에서는 이보다 늘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학력평가는 지난해와 달리 국어와 수학만 A·B 선택형으로 실시되며 영어는 난이도를 통합해 한 유형으로만 실시됐다. 영어의 경우 선택형 폐지 외에도 듣기문항이 기존 22개에서 17개로 감소하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2월 교육부가 발표한 안은 상당 부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당초 교육부는 지난달 13일 영어 사교육비 경감의 일환으로 수능을 쉽게 출제하며 수능 영어의 심화과목을 배제하겠다는 내용의 업무보고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수능시험에서 영어과목을 지난해의 B형 수준보다 쉽게 출제하며 정답률이 33~35%에 불과할 정도로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빈칸 추론 문제 수를 7개에서 4개로 줄이기로 했다. 출제 범위도 독해와 작문, 심화영어회화 등을 배제하며 항목당 지문의 길이를 줄이는 등 수능 영어시험지의

분량을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력평가 문항 출제를 1월 중순에 완료했는데 교육부에서는 새로운 안을 2월에 발표해 반영할 수 없었다"며 "듣기문항의 경우 지난해에 문항 수 감소가 결정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됨에 따라 고1 시험과목에 한국사가 별도로 추가된 것도 특징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출제 방식은 기존의 사회탐구과목의 한 과목으로 출제될 때와 같지만 난이도는 낮췄다"고 말했다.

최성수 타임교육 대입연구소장은 "학력평가의 경우 수능 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이 아니라 시 교육청에서 주관하기 때문에 실제 수능과는 경향이나 난이도 측면에서 일치하지 않는 면이 있으며 재수생이 참여하지 않아 한계를 지닌다"면서도 "전국 단위의 표본을 제공하며 변화된 수능 방식이 적용되는 첫 시험인 만큼 자신의 현재 위치와 취약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도 "3월 학력평가는 범위가 넓어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상태를 진단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학력평가에는 전국 고등학교 1학년 38만9,000여명과 2학년 38만7,000여명, 3학년 55만여명이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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