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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활발… 고미술 시장 살아난다

AT옥션 27일 열릴 경매에 백자호·산수도 10폭 병풍 등 고미술품·회화 194점 출품<br>마이아트옥션은 내달 9일 '휘의신숙공혜왕후지인' 등 전통작품 200여점 선보여

춘방 김영 산수도 10폭 병풍

백자호

백자유개호

"국내 고미술시장은 1996년 이후 15년 동안 지속적인 하향곡선을 그려왔습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바닥을 쳤고 이제는 고미술품에 대한 안정적인 투자가치가 재평가되면서 상승세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통 투명화를 위해 경매회사들의 경쟁체제도 바람직하고요." 지난 23일 서울 경운동 수운회관 2층에 마련된 AT옥션(대표 김범수)의 출품작 사전 전시장에는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북적였다. 현장을 지켜 본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장이 이같이 말했다. 고미술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은 17세기 조선의 '백자호'로 높이가 52㎝에 달하는 대작이며 추정가는 4억원 이상이다. 12세기 고려시대 작품인 '청자음각초화문과형화병'은 옅은 옥색의 참외형 몸체에 꽃과 풀 문양이 새겨진 것으로 국보 제94호인 '청자과형병'과 유사한데 추정가는 2억원이다. AT옥션은 고미술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신뢰 확보를 표방하며 지난해 첫 경매를 열었고제2회 경매를 오는 27일 경운동 AT옥션경매장에서 진행한다. 고미술품 180점과 변관식ㆍ이상범 등의 회화 14점 등 총 194점이 출품된다. 도자기류는 13세기 '청자상감국화문주자'(이하 추정가 3,000만~3,500만원), 조선 전기 '분청음각초화문편병'(4,500만~6,000만원), 조선시개 '백자청화유용문병'(3,500만~4,000만원) 등이 나왔다. 고려시대 '청동범종'(4,500만~5,000만원)도 볼 수 있다. 춘방 김영의 '산수도 10폭병풍'(3,000만~4,000만원)과 소림 조석진의 '화조도 8폭병풍'(3,000만~4,000만원), 심전 안중식의 '고사인물도 12폭 병풍'(5,500만~6,000만원) 등은 보존 상태도 좋은 수작들이다. 퇴계 이황의 '유묵첩'과 한글화엄경 39권 등 출품작 종류도 다양해졌다. 역시 고미술품에 주력하는 마이아트옥션(대표 공상구)도 오는 6월9일 제2회 경매를 연다. 지난 3월 첫 경매에서는 조선 후기 '백자청화운룡문호'가 18억원에 팔려 국내 고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고미술 시장의 회복세를 예고했다. 이번 경매에는 한명회의 딸이자 조선 성종의 왕비 공혜옹후의 어보 '휘의신숙공혜왕후지인'이 출품된다. 국외로 유출된 유물이 1987년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새 소장자의 손에 들어간 뒤 24년만에 국내 경매에 재등장했다. 이 외에도 '십장생도 8곡병풍' 등 200여점이 경매에 오른다. 한편 근현대미술품에 강세를 보여 온 K옥션(대표 조정열)도 오는 6월 8일 강남 신사동 K옥션 경매장에서 진행하는 여름경매에서 고미술품에 힘을 실었다. 이번에 출품된 15세기 '백자유개호'는 1992년 뉴욕 크리스티경매의 도록 표지작으로 선정됐던 작품이다. 유백색에 옅은 푸른빛이 감도는 작품으로 추정가는 2억9,000만~4억5,000만원이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중국 산수화가 리커란(1907~1989)과 월전 장우성(1912~2005)은 2003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분관에서 나란히 2인전을 열었지만 월전의 작품은 1,000만원 선인데 비해 리커란은 작년 중국 자더경매에서 184억원에 작품이 팔릴 정도로 격차가 컸다"는 일화를 들며 "고미술 시장은 문화적 자긍심과 직결되는 만큼 전통화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며 중국의 고미술 활황이 국내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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