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는 실력으로 말하고, 실력은 수입으로 표시된다. 특히 개인의 순위를 가리는 골프에서 상금 총액은 그의 모든 성과를 그대로 보여주는 발자취가 된다. 선수들이 우승컵에 모든 것을 거는 건 돈이 성적이자 명예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오는 26일 2007 시즌의 막이 오르는 한국프로골프에서 그 동안 가장 많은 상금 수입을 올린 선수는 누굴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협조로 조사한 결과 지난 81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장 많은 통산상금을 받은 주인공은 국내 최다승 기록(43승) 보유자인 최상호(52ㆍ카스코)로 나타났다. 81년 이후로 잡은 것은 이전의 연간 대회 수가 적었던 데다 화폐가치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어 액수로서 의미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지난 77년 프로에 입문한 최상호는 이 기간 19억9,430만여원의 상금을 쌓았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컷만 통과하면 통산 20억원 돌파의 금자탑을 쌓게 된다. 78년 여주오픈부터 ‘이순(耳順)’에 거둔 2005년 매경오픈 우승까지의 세월과 철저한 자기관리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액수다. 과거 일천했던 대회 수와 상금 규모를 감안할 때 30년 가까이 정상을 지켜낸 것은 엄청난 위업으로 평가된다. 최상호는 루키이던 78년을 시작으로 81~83년, 94~95년 등 모두 9차례나 상금왕을 차지하며 43개의 우승컵을 수집했다. 최상호와 함께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통산 15승의 최광수(47ㆍ15억7,222만원)와 19승의 박남신(46ㆍ14억9,525만원)이 각각 2, 3위를 마크해 이름값을 했다. 2003년 상금왕 신용진(43ㆍ삼화저축은행)이 4위(14억6,203만원)에 랭크됐으며 이어 강욱순(41ㆍ삼성전자), 김종덕(47ㆍ나노소울), 박노석(40ㆍ대화제약) 등이 5~7위에 자리했다. 최경주(37ㆍ나이키골프)는 국내 상금만 보면 9억8,537만원으로 8위지만 통산 4승을 거둔 미국 PGA투어에서의 누적상금이 1,243만7,448달러(약 115억4,195만원)에 이르러 이를 합치면 125억원이 넘어 단숨에 1위가 된다. 그는 PGA투어 통산상금 랭킹도 51위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상금왕 강경남(24ㆍ삼화저축은행ㆍPRGR)이 15위에 올라 있다는 점. 2005년 신인왕 출신으로 본격적인 투어 활동 2년만에 5억1,079만원을 벌어들인 강경남은 올해 안에 통산상금 ‘톱10’에 진입할 기세다. 이는 2005년 SBS코리안투어 출범으로 프로골프가 대회 수와 상금규모에서 현저히 성장한 측면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PGA투어에서는 올해 11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20일 현재까지 총 6,872만여달러(약 638억원)로 생애상금 1위를 달리고 있다. 비제이 싱(피지)이 5,226만여달러로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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