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상 실적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업체 10개사 가운데 8개사는 실제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아 ‘뻥튀기 실적공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코스닥 결산법인 가운데 지난해 실적예측공시를 한 회사는 모두 111개사에 달하지만 최종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곳은 88개사로 전체의 79.3%에 달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주요 재무지표가 50% 이상 차이가 나거나 흑자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적자를 기록한 경우도 허다했다. 거래소는 이날 실제 실적이 예측공시 내용과 큰 차이를 보인 엘림에듀ㆍ단성일렉트론ㆍ베리앤모어 등 3개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는 동시에 30일 하루동안 매매거래를 정지시키기로 했다. 엘림에듀는 지난해 1월 2008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53억원, 128억원으로 예상한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실제 매출액은 171억에 불과했고, 무려 45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단성일렉트론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014억원, 227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357억원 매출에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베리앤모어도 매출을 223억원으로 예측했지만 133억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36억원의 적자였다. 코스닥 상장업체들의 뻥튀기 공시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2007년의 경우 159개사가 실적예측공시를 했지만 120개사(75.5%)의 실제 실적은 예측치에 못미쳤다. 당시 세라온홀딩스, ICM, 워크원더스(현재 디초콜릿이앤티에프), 팬텀엔터 등 4개사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고, 세라온홀딩스와 팬텀엔터는 결국 상장폐지됐다. 뻥튀기 공시가 만연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자들이 이를 사전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엘림에듀의 경우 예측공시를 한 지난해 1월18일 주가는 2만3,870원에 달했지만 29일 현재 610원으로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사업 추진계획의 합리적 근거 부족 ▦합병ㆍ분할에 따른 구조적 변경 과정에서의 불합리한 목표치 설정 ▦구속력 없는 MOU를 근거로 한 실적 부풀리기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제만 거래소 공시총괄팀장은 “사후처벌 강화 외에 현실적으로 예측공시의 적정여부를 미리 알기는 어렵다”며 “터무니없이 높게 잡힌 예측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