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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銀 합병논의 본격화 할듯
입력2003-06-22 00:00:00
수정
2003.06.22 00:00:00
이연선 기자
신한금융지주와 조흥은행의 합병으로 자산규모 2위인 초대형은행이 등장함에 따라 금융계는 다시 한번 지각변동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국민ㆍ우리 등 대형은행이 신한지주를 견제하면서 영업망을 강화하는 가운데 제일ㆍ한미ㆍ외환은행 등 중소형 은행들간의 추가 합병이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도 조흥은행 매각을 계기로 우리금융지주, 국민은행 등에 대한 지분을 매각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번 조흥은행 매각을 계기로 금융회사의 민영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 4강 체제로 개편=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의 자산규모는 각각 74조8,900억원과 74조4,500억원. 합병하면 자산규모가 149조원으로 국민은행(219조원)에 이어 2위로 올라선다. 지금까지 은행업계는 국민은행이 명실상부한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우리(107조원), 하나(89조원), 외환(61조원), 한미(49조원), 제일(36조원) 등이 그 뒤를 따라가는 구도였다. 하지만 두 은행의 합병을 계기로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 등 총자산 100조원 내외의 대형은행 4개가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명실상부한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은 신한과 조흥의 합병으로 위기감을 느끼게 됐다. 합병 1년 6개월을 맞은 국민은행은 최근 시장점유율이 합병 이전에 비해 줄고 있는데다 연체율 및 고정이하 여신비율,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부문에서도 5분기 연속 대형 시중은행의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우리은행 역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통합작업이 사실상 끝난 만큼 대형 리딩뱅크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서울은행의 합병을 계기로 영업력을 확대하는데 주력중이다.
◇소형은행의 합병 불가피=4강을 제외한 소형 은행은 업계가 대형은행 위주로 짜여지고 있는 만큼 생존을 위한 합병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은 지난 17일 보스턴에서 열린 경제설명회에서 “조흥은행 매각된 후 은행간 합병이나 인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며 “제일은행도 여러 곳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조흥은행 인수의사를 표시했던 제일은행의 행보도 주목된다. 조흥은행이 신한지주로 넘어감에 따라 합병할 만한 파트너는 이제 한미은행뿐이다. 코헨 제일은행장은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이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문에 대해 “뉴브리지가 외환은행과 접촉했는지 모르겠지만 제일은행이 인수합병 대상으로 외환은행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부인한 바 있다. 합병 파트너를 찾고 있는 외환은행 역시 투자펀드인 뉴브리지, 론스타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행 정부지분 매각 급물살=조흥은행 매각으로 참여정부의 은행민영화 의지가 확인된 만큼 정부가 주주로 있는 우리금융지주, 국민은행, 외환은행 등 정부지분 매각작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금융은 전략적 투자자대상 지분매각,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대한 장외매각 등도 함께 추진돼 올해 안에 정부 지분을 50%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정부가 각각 9.3%, 43.2%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매각 문제도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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