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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규모 시위에 유화 제스처
입력2011-12-12 17:31:00
수정
2011.12.12 17:31:00
총선 부정행위 조사 등 성난 민심 달래기 나서
지난 4일 실시된 하원 총선을 둘러싼 각종 부정 의혹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분노가 절정에 달하자 '철권 통치'로 일관해 온 푸틴 총리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섰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번 총선 부정행위에 대한 모든 조사를 지시했고 푸틴 총리는 유화적 제스처를 쓰며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AP와 AFP통신 등 외신들은 12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 부정행위와 관련한 보도와 소문에 대해 모두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서 "선거법 준수 여부와 관련해 투표소에서 나온 모든 정보를 확인하도록 지시했다"며 "그러나 부정선거와 관련한 군중집회의 구호와 발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사태에 대해 러시아 수뇌부가 공식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시위대는 ▦총선 결과 무효화 및 재선거 ▦부정선거 개입 관료들에 대한 처벌 ▦등록이 거부된 야당의 선거 참여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야권 지도자들은 2주 뒤인 오는 24일 다시 모스크바 시내에 집결해 부정선거 규탄 집회를 열 것을 참가자들에게 제안했다.
이처럼 '반(反) 푸틴' 시위가 격화되자 푸틴 총리도 일단 회유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시위대의 관점을 존중한다"며 "우리는 국민의 말을 듣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들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시위 발발 후 야당 당수인 일리야 야신 등 시위 참가자들을 무차별 체포했던 러시아 정부가 '180도'태도를 바꾼 것은 강경 진압이 오히려 시위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간을 끌다 보면 시위대의 기세가 약해질 것이라는 '김 빼기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편, 푸틴 총리의 지지도가 여전히 확고하기 때문에 러시아 현 정권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대선 후보로서 푸틴의 지지율은 여전히 확고부동하다"며 "섣불리 시위를 틀어막았다가 중동 독재자들처럼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유화적 제스처를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P통신도 "푸틴 총리의 측근들은 이번 시위가 대도시의 중산층과 젊은 엘리트들이 주도한 돌발적 사태로 간주하고 있다"며 "전국적 조직화 또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내버려두는 게 상책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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