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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과 분단 60면] <하> 분단넘어 세계로… 세계로…

남북해빙 바람…공동번영 부푼꿈<br>군사·사회·문화분야 전방위 협력 급물살<br>남북경제공동체 구축 힘찬 첫걸음 내디뎌<br>북핵등 해결땐 21세기 동북아시대 선도


지난달 27일 개성 자남산 여관. 남북은 제1차 수산협력실무회의에서 60년 분단사에 이정표가 될만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서해상의 평화정착을 위해 공동어로 수역을 정하기로 한 것. 서해에서의 군사적 긴장 문제는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가장 머리 아프게 생각하는 장애요소였다. 남북간 화해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조성된 국민의 정부 이후에도 1999년과 2000년 두차례나 서해상에서 교전이 발생했다. 이 사건들은 언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지 모른다는 사실을 국민들의 머리 속에 깊이 각인시킴으로써 남북 교류협력시대에 결정적인 암초가 됐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적어도 서해상에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은 막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남북간 경제교류는 북한의 핵보유 선언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군사ㆍ사회ㆍ문화 교류는 지지부진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지난 6월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남 이후 남북은 이 같이 의미있는 합의들을 쏟아내고 있다.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면서 전방위적인 교류협력의 물꼬가 트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0일에는 남북 철도ㆍ도로연결 실무협의회 5차회의가 열려 오는 10월말 경의선 및 동해선 열차시험운행과 도로개통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0일에 열린 제3차 남북장성급회담을 위한 실무대표회담에서는 서해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통신연락소를 8월13일부터 운영키로 하고, 작년 7월 중단됐던 군사분계선(MDL) 상의 선전물 철거작업도 재개하기 했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KT가 남북을 연결하는 광통신망 공사를 마무리지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간 광통신망이 개통됐다. 이 통신망의 일부는 이산가족 화상상봉용으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개성공단 등 남북간 통신회선으로 이용될 계획이다. 8월, 9월에도 남북관계를 더욱 밀착시킬 굵직한 행사가 이어진다. 우선 광복 60돌을 맞아 남북 민간단체가 참석하는 8ㆍ15 공동행사가 열린다. 북한의 당국 대표단도 함께 참여하며 ‘비중 있는’인사가 특사로 내려올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첫 이산가족 화상상봉 행사가 광복절에 열리며, 이어 26일에는 11차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면회소 착공식이 기다리고 있다. 남북 적십자 회담도 8월 중에 개최될 전망이다. 9월에는 백두산에서 16차 장관급 회담이 추석을 앞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또 3차 장성급 회담도 백두산에서 조만간 열릴 예정이어서 한반도 긴장완화의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교류의 급진전은 남북이 ‘공동체’단위로 통합될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경제에서 정치ㆍ군사, 문화ㆍ예술ㆍ종교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남북 교류의 폭이 넓어지면 자연스레 상호의존도가 심화되고, 대외적으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남북이 공동으로 서해상에서 불법조업 어선들의 출입을 막는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중국 어선들을 염두에 둔 조치로 남과 북이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단위로 행동하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도로ㆍ철도가 연결되고, 전기가 통하고, 통신망까지 이어지면 이러한 양상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한의 경제적ㆍ문화적 잠재력이 통합돼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가고, 태평양을 건너 퍼져나가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동북아시아가 미국, 유럽연합에 이어 세계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동북아는 인구ㆍ자원ㆍ생산력ㆍ기술력 등의 면에서 잠재력이 무한하다. 또 유럽이나 미국, 이슬람 등에 비해 문화적ㆍ종교적인 이질감이 적다. 때문에 언제든지 통합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관측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한국ㆍ중국ㆍ일본이 미래에 대한 전망을 공유해야 한다는 점과 한반도에 남아있는 냉전구조를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북아시아는 오늘날 냉전의 유산이 존재하는 유일한 지역이다. 동북아 3국이 역사적ㆍ문화적 동질성으로 인해 통합의 가능성이 매우 높음에도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 같은 변수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남북간 교류협력을 더욱 확대해 한반도에 평화분위기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남북관계가 정상화하고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남북공동체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일촉즉발의 분단국이라는 지정학적 한계가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는 지정학적 이점으로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철도가 한반도를 관통해 들어오면 남북한은 물류산업, IT산업 등을 중심으로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 된다. 남북한 교류협력이 가속화하면서 자원과 노동력, 자본과 기술이 통합되면 남북한은 21세기 동북아시대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남과 북의 최근 화해와 협력 분위기는 번영을 구가하는 경제 공동섯?향한 첫걸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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