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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인력·비용 줄이고… 남과 다른 역발상 투자로 이익 창출

시장 예상치 웃도는 대형은행 실적<br>●골드만삭스, 투자은행 부문 투자… 순익 3배 급증<br>●JP모건, 모기지 수수료 수입 181%나 늘어<br>BoA는 법적 비용 부담에 실적 저조


뉴욕증시에서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가운데, 월가 대형은행들의 실적도 대부분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은행주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은행들의 어닝은 전체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17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은행은 웰스파코, JP 모건 체이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 은행 등이다. 이 가운데 BoA만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서프라이즈, 또는 예상에 부합하는 성적을 내놓았다. 따라서 S&P 500지수가 5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른 뉴욕시장의 강세 분위기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나타나고 있다.

◇비용 줄여 이익 늘렸다=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을 발표한 월가 대형은행들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비용절감 노력이다.

4ㆍ4분기 실적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은행은 골드만삭스다. 이 은행은 4ㆍ4분기에 28억3,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의 10억1,000만 달러에 비해 3배나 급증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900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그리고 지난해 급여와 보너스 등으로 전체 매출의 37.9%에 해당하는 129억달러를 책정했다. 이 비율은 전년의 42.4%에 비해 4%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 다만 3만2,400명의 직원들이 평균 받는 급여는 39만9,506달러로 전년의 36만7,057달러에 비해 오히려 늘었다.

미국 내 최대은행인 JP모간 역시 지난해말 1,500명을 감원했다. 또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지난해 62억달러에 달하는 파생상품 거래손실의 책임을 물어 총보수를 전년의 2,310만달러에서 1,150만달러로 절반으로 줄였다.

이들을 뒤따르는 은행들의 비용절감 강도는 훨씬 높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1만1,000명의 인력구조조정 함께 84개 영업점을 폐쇄하고, 일부 국가에서 소매영업을 중단하는 등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 시티은행 역시 구조조정 대상이다. 마이클 코뱃 씨티그룹 CEO는 이를 통해 올해 9억달러, 내년에는 11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oA는 단계적으로 1만6,000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공개했다.

◇남들이 주저할 때 뛰어라= 골드만삭스의 실적발표 후 노무라증권의 글렌 쇼 애널리스트는 '아, 골드만 스타일'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과거 '좋았던 시절'을 연상시킨다며 투자자들에게 골드만삭스의 이익창출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고 칭찬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금융위기 이전 주 수익원이었던 채권발행, 매매에서 매출이 전년에 비해 50% 증가했고, 투자은행 부문도 매출이 64%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자기매매 부문 역시 효자다. '볼커룰'은 금융회사의 자기자산 매매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장기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이나 기업지분을 사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은행들이 환경변화에 따라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하고 있는 사이,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고,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이다.

상업은행인 JP모건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른 상태에서도 모기지와 투자은행부문의 수수료 수입을 크게 늘려, 4ㆍ4분기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신규 주택 담보대출 증가 등에 힘입어 모기지 수수료가 전년동기에 비해 181% 급증했다. 공격적인 영업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법적 분쟁 비용은 큰 부담= BoA는 지난 4분기 국영 모기지업체인 페니메이와 부실 모기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17억달러 규모의 배상에 합의했다. 또 대형은행들이 부당압류에 대한 보상으로 합의한 85억달러중 25억달러가 이 은행의 몫이다. BoA는 이 두 가지 사안에 대해 38억 달러를 반영했다. 또 이외에 9억달러를 추가 법적비용으로 책정했다. 이러한 법적 분쟁 비용은 이 은행의 4ㆍ4분기 수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BoA의 4ㆍ4분기 주당 순이익은 3센트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15센트에 비해 63% 감소했는데, 여기서 8센트가 법적 분쟁에 따른 비용이라는 분석이다. 씨티그룹의 경우도 지난 분기 모기지 부당 압류 등으로 인해 3억500만달러를 부담한데다, 새로운 소송에 대비한 비용으로 12억9,000만달러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당 29센트에 해당하는 것. 씨티그룹의 지난분기 주당 순이익은 전년도 31센트에서 38센트로 개선됐다. 만약 법적 비용이 없었더라면 개선폭이 훨씬 더 컸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두 은행에 대해 대형은행 체인 가운데, 약한 고리라고 여겨져왔는데, 4ㆍ4분기 실적도 이를 반박하지 못했다며 안정적인 이익창출을 보여주기 전에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콜벳 씨티그룹 CEO는 "어려운 환경을 뚫고,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주주들을 달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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