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국제 금융·상품시장 '불확실성 늪' '美 대응' 따라 치명상도 배제못해안전자산에 돈몰려 金·銀 가격 연일 치솟아단기악재 인식 불구 '슈퍼사이클' 부활 우려도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국제 금융ㆍ상품시장이 '북한 미사일' 악재로 출렁거린 것은 불안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증시는 '불확실성의 함정'에 빠져들면서 '살얼음판 장세'로 돌변했고 상품시장은 '슈퍼 사이클' 부활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 미사일 위기가 이미 노출돼 있던 악재여서 시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북한과 이에 대응하는 미국 등의 움직임에 따라 상황이 급반전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불안심리로 상품가격 치솟아=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국제유가였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여름 휴가시즌 돌입에 따른 휘발유 수요 증가로 8일째 상승하던 유가는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소식까지 맞물려 배럴당 75달러선을 훌쩍 넘어서는 등 초강세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핵 문제를 둘러싼 이란과 유럽연합(EU)간 대화가 연기됐다는 소식도 상품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저명한 상품투자가 짐 로저스는 6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고 골드만삭스도 미국 원유선물 가격 전망치를 기존의 배럴당 60달러에서 67.50달러로 7.5달러 올리고 하반기 전망치도 5달러 높인 배럴당 75달러로 상향했다. 정치적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높아지고 있다. 금은 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일보다 2.2%, 은은 4.5% 상승했다. 맨파이낸셜의 선임상품거래자인 롭 래플린은 "상품시장에서 현재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라며 "앞으로 미국이 북한 미사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증시에 불확실성 요소 추가=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으로 나타나 증시 위기감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글로벌 주식시장이 미국의 금리인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불확실성 요소의 증가는 단기적으로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 상승으로 유가와 상품가격까지 뛰면서 증시의 흐름에 상당 부분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트레이더의 케네스 타워 수석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한동안 무시했던 악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고 모건 스탠리의 데이비드 다스트 전략가도 "지금은 평소보다 현금비중을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일시적 악재 인식 불구 극단적 상황 배제 못해=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인한 충격이 단기 효과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노출된 악재가 드러난 것뿐이며 그나마 이번 사태가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이끌려는 국면 전환용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군사적 충돌 등의 위험성이 별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반영해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오사와 타카히라 이사는 "이번 사태로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타임스 일본판도 일본 증시가 북한 미사일 사태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큰 동요는 없다며 경제에 장기적인 타격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지적했다. 미국의 CNN머니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7%가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상황이 마냥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APㆍ로이터 등 외신들은 이날 일제히 북한이 조만간 추가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북한도 6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 자위적 억제력 강화를 위해 미사일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며 강공 방침을 천명하는 강경노선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미국ㆍ일본 등은 북한 제재에 공조할 뜻을 밝혀 극단적인 대치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입력시간 : 2006/07/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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