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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문화산책] 독서와 국가경쟁력
입력2003-01-17 00:00:00
수정
2003.01.17 00:00:00
세월은 어김없다. 물흐르듯하다. 새해 첫달도 어느새 보름을 넘겨 음력 세밑으로 다가가고 있다. 양력이든 음력이든 새해를 맞는 감회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또 새해를 어떻게 보람차게 보낼까 나름대로 계획도 세우고 각오도 남다르겠지만, 바라건대 올해에는 보다 많은 사람이 보다 많은 책을 읽는 한 해가 되기 바란다. 책속에 길이 있고, 국민의 독서량은 곧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인류는 책에 의해 발전해왔고, 또 발전하고 있다. 경제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책 가운데는 경제서도 많고, 많은 사람이 책을 통해 경제적 지식을 얻고,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독서인구가 줄어 걱정이다. TV의 대량보급에 이어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문제는 독서환경이 열악하고, 독서에 대한 관심도가 갈수록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출판문화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중 약30%가 1년에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매체접속시간은 125분에 이르지만 평균독서시간도 평일 31분, 주말 29분에 불과했다고 한다. 또 전국의 공립도서관은 403개밖에 없고, 도서관 없는 초중고교도 약20%나 된다는 것이다. 공공도서관·학교도서관이 시험공부 장소로 둔갑한지도 이미 오래 전이다. 이러니 국민의 의식수준만 탓할 일도 아니다.
지난 연말 충남 금산군 복수면 수영3리 이난희 이장이 뜻밖의 편지를 보내왔다. 전혀 모르는 사이였는데, 소설가협회를 통해 주소를 알고 보낸 것이었다. 사연의 요지는 자기 마을에 이(里)단위로는 전국최초로 1만권 장서 규모의 도서실을 만들었으니 저서를 보내주십사 하는 것이었다. 그 편지에서 젊은 여성이장 이난희씨는 이렇게 썼다. “근래 컴퓨터가 늘어나면서 주민과 청소년들은 책을 보는 시간보다 인터넷문화에 더욱 익숙하여 기본적인 인성발달에 지장이 되고 있으며, 특히 가정과 사회생활 관계 등에서 정서빈곤으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면 반갑고 일면 대견한 마음으로 필자의 저서는 물론 장서 중에서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들까지 여러 권 골라서 보내주었다.
올해 `책읽는 교육사회 실천회의`가 앞장서 `학급문고살리기 독후감잔치`를 벌이고, 초중고교 교실을 작은 도서관으로 만드는 운동을 펼친다는데, 1회성ㆍ전시성 행사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황원갑(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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