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여제' 정명훈과 한 무대 아르헤리치, 7일 서울시향과 서울 예술의 전당서 협연 강동효 기자 kdhyo@sed.co.kr 아르헨티나 출신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피아노의 여제(女帝)’라는 호칭이 낯설지 않은 그가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과 함께 클래식 팬들의 가슴을 울린다. 7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펼쳐질 이번 공연은 이미 몇 주 전 대다수 좌석이 팔려나갈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994년 내한 공연은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인상적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와 함께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연주하던 중 둔탁한 소리와 함께 피아노 현이 끊어졌다. 콘서트 도중 피아노의 강철현이 끊어지는 건 현대 음악계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사례. 그래서인지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는 ‘아르헤리치의 연주를 듣는 일은 역사적인 순간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르헤리치는 어렸을 때 이미 연주에 재능을 드러냈다. 8세 때 데뷔 음악회를 열었고 16세에 제네바 국제 콩쿠르,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 연이어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다. 196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떨쳤다. 그의 연주는 폭풍처럼 몰아치는 힘과 능수능란하게 건반을 다루는 기교가 조화를 이뤘다는 게 특징이다. 그는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공연을 며칠 앞두고 돌연 취소하기도 하는 등 고집이 세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걸로도 유명하다. 지난달 예정됐던 뉴욕필하모닉과의 협연도 건강이 좋지 않다며 취소한 바 있다. 1980년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을 맡았을 당시에는 강한 개성을 보인 이보 포고렐리치가 본선 진출에 실패하자 심사위원직을 자진 사퇴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을 서울시향과 협연할 예정이다. 공연이 끝나면 일본 벳부로 건너가 정명훈, 미샤 마이스키(첼로) 등 오랜 동료들과 함께 벳부 아르헤리치 음악제에 참가한다. (02)518-7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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