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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통제가 고물가 부추긴다’/KDI,물가구조개편 세미나
입력1997-07-05 00:00:00
수정
1997.07.05 00:00:00
◎사례1독점수입 참깨 현지보다 5배 비싸/사례2에너지·수돗물 가격낮아 낭비 조장/사례3비현실적 의보수가 과잉진료 초래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대전 유성에서 열린 「우리나라의 물가구조의 특징과 개편방향」 정책세미나에서 농민 또는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각종 정부규제와 가격통제가 고물가구조를 고착화하고 자원낭비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KDI가 이날 제시한 농산물 수입자유화 확대, 에너지가격 인상, 의보수가 조정 등에 대해 재정경제원은 원칙적으로 공감하나 정치적 파장 등을 의식해 당장 정책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남일총연구위원이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제시한 물가왜곡 사례와 제도개선 방향을 정리한다.
◇농민보호정책이 밀수꾼만 배불리고 물가를 높인다.
▲사례:㎏당 참깨가격은 국산이 1만4백71원으로 중국산(1천24원)의 10배를 웃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가격은 중국산이 ㎏당 7천원으로 국산(1만5천5백원)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독점수입하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때문에 95년 19억원어치(적발기준)에 불과하던 참깨 밀수가 올들어 5월말 현재 1백43억원으로 급증했다.
오렌지의 경우 생산자단체(제주감귤농협)의 수입독점으로 수입원가의 4.5배 수준에서 소매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외국보다 5배나 비싼 맥주보리를 낮은 세율의(5%세율) 수입품으로 대체할 경우 맥주원가를 9%나 낮출 수 있다.
▲정책대안:공산품에 적용하고 있는 수입자유화를 농산품에도 적용한다. 낮은 수입관세율을 적용하고 국영기업이나 생산자단체의 수입독점을 민간업체도 참여하는 경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값싼 에너지가격이 낭비를 조장한다.
▲사례:우리나라의 수돗물가격은 톤당 2백75원으로 먹는 샘물(27만8천원)의 1천분의1에도 못미친다. 일본(1천4백22원) 영국(5백95원) 프랑스(1천3백15원)등 외국의 수돗물가격은 국산의 2∼5배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물사용량은 외국의 1.5배 수준으로 그야말로 물쓰듯 물을 낭비하고 있다.
휘발유, 경유, LPG, LNG 등 모든 에너지가격이 외국보다 저렴하다.
1천달러를 생산하는데 드는 에너지량은 우리나라를 1백으로 할 때 ▲미국 72 ▲일본 35 ▲프랑스 39로 우리나라가 얼마나 에너지를 흥청망청 사용하는 지 알 수 있다.
▲정책대안:에너지가격을 단계적으로 국제수준으로 인상한다.
◇의료왜곡.
▲사례:정상분만의 보험수가가 원가(10만원)의 40%(4만원)수준에 불과해 병원측은 수가가 18만원인 제왕절개수술을 선호한다.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시술비율은 전체 산모의 23.1%로 영국(10.1%), 덴마크(11.8%)의 2배 수준이다.
1천7백여개 의료수가 항목중 40%이상이 원가의 80%에 못미치는 수가를 책정하고 있어 왜곡, 과잉진료의 부작용이 높다.
진료과목간의 수가뷸균형이 심해 수가가 원가보다 낮게 책정된 외과나 방사선과의 경우 정원대비 전공의 확보율은 각각 50.3%와 63.8%에 불과하다.<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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