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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게임 '공짜' 클릭

외국산 공세·정부 규제에 고전… 신작 정액제 무료화 바람<br>아키에이지·테라·열혈강호 등 새로운 이용자 확보에 사활<br>유료 아이템 팔아 수익 창출


외산 게임의 공세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게임 업계에 '무료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잇따른 점유율 하락에 따른 고육지책이지만 외산 게임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게임 업계의 출혈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엑스엘게임즈는 지난 3일 온라인 게임 '아키에이지'의 무료화를 출시 반 년 만에 전격 선언했다. 아키에이지는 그동안 월정액요금 1만9,800원의 유료 서비스로 운영되어왔으나 이번 조치로 기존 이용자는 물론 신규 이용자도 무료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월정액제가 없어지면 게임 아이템 판매와 PC방 접속료가 게임업체의 유일한 수익원으로 남는다.

아이케이지는 올해 1월 2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신작 게임이다. 개발기간 6년에 4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소요됐고 가수 윤상이 게임음악을 맡아 일찌감치 국내외 게임 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출시 이후 외산 게임의 선전과 정부의 게임 규제 여파로 갈수록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한때 3위까지 올랐던 국내 온라인 게임 순위는 최근 16위로 미끄러졌다. 아키에이지의 무료화는 월정액제를 포기하더라도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고육책인 셈이다.

지난 1월 블루홀스튜디오와 한게임도 개발비 400억원 이상이 투입된 온라인 게임 '테라'의 무료화를 선언한 바 있다. 출시 직후만 해도 국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가입자가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서비스 1년을 넘어서면서 이용자가 줄자 출시 2년만에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다. 무료화 이후 테라는 게임의 인기도를 가늠하는 동시접속자수가 6배 늘었고 PC방 점유율도 20위원 밖에서 10위권으로 진입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비슷한 시기 무료화를 도입한 북미와 유럽에서는 동시접속자가 10배 이상 늘어났다.

엠게임은 올해 1월 온라인 게임 '열혈강호2'를 출시하면서 아예 처음부터 무료화를 도입했다. 열혈강호2는 지난 2005년 출시된 이래 2,5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열혈강호' 후속작으로 개발기간 4년에 3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하지만 국내 게임시장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자 초기 이용자 확보를 위해 아예 무료화 전략을 택했다.



최근에는 게임 이용료뿐만 아니라 아이템까지 모두 무료인 게임까지 등장했다. 넥슨은 지난 4월 선보인 총싸움게임(FPS) '워페이스'를 전면 무료화했다. 아이템이 승부를 좌우하는 게임의 특성을 고려해 아예 총기류와 능력치 아이템 등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무료 서비스 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정하긴 했지만 PC방 과금을 통한 매출이 상당한 데다 이용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임 업계가 잇따라 무료화에 나서는 것은 외산 게임과 이른바 장수 게임의 인기에 밀려 신작 게임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게임트릭스가 조사한 국내 온라인 게임 상위 10개 순위를 보면 '리그오브레전드', '피파온라인3',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3' 등 외산 게임의 점유율은 올해 초 35%에서 최근 54%로 늘었다. 여기에다 '서든어택', '리니지', '아이온' 등 장수 게임 역시 꾸준히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신작 게임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작 게임을 중심으로 무료화가 확산되면서 일부 인기 게임을 제외하고는 국내 게임시장에서 월정액 자체가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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