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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재테크 주택연금

죽을 때까지 효자 노릇… 아들·며느리 보다 낫네<br>주택연금 누가 얼마나 받을수 있나





65세, 4억 집 맡기면 평생 월 115만원… "가입 빠를수록 유리"
9억이하 1주택자로 부부 모두 60세이상 돼야 해당
종신 보장에 집값 떨어져도 처음 금액 그대로 받아
신규 가입자 해마다 늘어… 2~4억대 주택이 적절
연금 수령액 등 도입 초기 혜택 많을때 관심 가져야


중소기업에 다니다 50대 후반에 퇴직한 김정한씨(65) 부부는 아들, 자녀 교육비와 결혼 탓에 현재 수중에 남은 재산이라고는 4억여원 하는 일산신도시 집 한 채 뿐이다. 퇴직후 별다른 수입 없이 살다 보니 남아있던 예금도 거의 바닥났다. 국민연금이 나오기는 하지만 한 달에 40~50만원에 불과해 생활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손주들 사교육비를 못 보태줄 망정 출가한 자녀들에게 손 벌리기도 민망했다.

김씨는 결국 주택연금에 가입했다. 살고 있던 집에서 살면서 매달 약 110만원씩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주택연금과 국민연금을 합쳐 한 달에 160만원이 꼬박 꼬박 나오니 넉넉하진 않아도 두 부부가 알뜰살뜰 살면 여가생활도 즐기며 살수 있는 돈이라 김씨 부부는 한결 마음이 편하다.

집을 담보로 사망시까지 매달 연금을 주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다가 은퇴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은퇴 후에 특별한 생계수단이 없는데다 언제까지 살지 모르는 상황에서 덜컥 집을 팔아서 그 돈을 쓰기에는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한마디로 집을 담보로 분할 대출을 받는 것이다. 다만 일반 대출과는 달리 만기는 '사망시'이고 대출금 상환은 담보로 잡은 집, 즉 대물로 한다는 게 특징이다.

주택금융공사가 만든 주택연금은 일부 은행들이 팔아왔던 역모기지 상품과는 다르다. 시중은행의 역모기지 상품은 만기를 5~30년까지 미리 정해야 한다. 혹시나 그 이상 장수하게 되면 만기 시점에 집으로 대출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장수가 축복인지 재앙인지' 모르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또 대출금리도 주택연금이 좀더 싸다. 같은 집이라도 연금수령액이 더 높다는 얘기다.

수입이 있는 청장년 시기에 돈을 어떻게 불리느냐가 인생 1막의 재테크라면 은퇴 시기가 가까워서는 갖고 있는 재산을 어떻게 잘 활용해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기느냐는 인생 제2막의 재테크다. 인생 후반전 재테크에 어울리는 주택연금 상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주택연금이 연금 상품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이 상품이 출시된 것은 지난 2007년. 당시만 해도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에 관심을 끌지 못했다. 주택연금으로 처분하기 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편이 차라리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데다 거래조차 꽁꽁 얼어붙으면서 주택연급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택연금제도 도입 첫해인 2007년에는 가입건수가 515건, 이듬해는 695건에 불과했지만 이후 ▦2009년 1,124건 ▦2010년 2,016건 ▦2011년 2,936건으로 큰폭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올들어서도 2월 한달에만 710명이 새로 가입하는 등 가입자는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제도 도입 초기라 금리나 연금 수령액 면에서 이익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가입자가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생 연금 받다가 집으로 갚는다 = 주택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종신형인데다 보유 주택에 계속 살수 있다는 점이다. 또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가입시 보장했던 연금이 그대로 지급된다.

연금 구조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집을 담보로 매달 대출을 받는 것이다. 바로 이 대출금이 월 지급되는 연금이다. 대출 만기는 사망시점이며 대출금은 가입자가 보유하고 있는 집을 팔아서 갚는다. 물론 가입자가 직접 집을 팔아서 갚을 필요는 없고 주택금융공사가 담보로 잡은 집을 경매에 넘겨서 청산한다. 주택연금을 이른바 '역(易)모기지론'으로 부르는 것도 이 같은 대출-상환구조 때문이다.

또 다른 장점은 부부 중 어느 한쪽이 먼저 사망하더라도 나머지 한 사람이 해당 연금액을 계속 승계해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우자의 거주 역시 계속 보장된다.

또 주택연금 대상 주택가액이 5억원 이하면 재산세도 25% 감면되는 절세 효과도 있다.

◇누가 가입할 수 있나= 집이 있는 은퇴자라고 다 가입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선 1가구1주택자로 부부 모두 60세 이상이어야 한다. 집값은 9억원 이하여야 한다. 가격은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 시세가 기준이다. 1가구1주택자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지만 토지나 상가 등 주택외 부동산이나 금융자산 보유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 가입자의 신용도 역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가입에는 물론 비용이 든다. 우선 집값의 2%에 해당하는 보증료를 내야하고 근저당 설정비 등과 같은 부대 비용도 들어간다.

미래에 팔 집값을 미리 당겨서 쓰는 것인 만큼 대출 이자도 내야 한다. 다만 금리는 CD+1.1% 수준으로 다른 주택담보 대출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다.

예컨대 사망 시점에 5억원으로 추산되는 집을 담보로 20년간 주택연금을 받으면 실제 수령원금은 약 3억5,000만원, 이자는 1억5,000만원 정도된다. 따라서 집 외에 다른 소득원이 있으면 굳이 주택연금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2~4원대 주택이 연금 가입용으로 적절= 모두에게 주택연금이 좋은 상품은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자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집 이외에는 별다른 자산이 없고 별도의 소득이 없는 경우가 적당하다. 게다가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계속 살기를 원하는 경우라면 안성맞춤이다.

또 주택 가격이 너무 낮거나 높은 경우에도 효용이 크지 않다. 고가의 주택을 가진 경우라면 그 집을 팔아서 마련한 현금으로 작은 집을 마련하고 남은 돈으로 다른 금융상품이나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수도 있끼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주택연금 가입자 대부분은 서울 강북권 등 수도권 소재 2억~4억원대의 주택 소유자들이다. 전체 가입자중 76.5%가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며, 지방은 23.5%에 불과하다. 수도권 가입자들의 평균 주택가격은 3억1,600만원선이다.



예컨대 65세 가입자가 3억원짜리 집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한다면 매달 86만4,000원을 받을수 있다. 4억원짜리 주택이라면 115만2,000원이다. 가입자 연령이 높을수록 월 수령액은 커진다.

◇빨리 가입할수록 유리 = 주택연금을 가입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빨리 가입할수록 유리하다는 게 주택금융공사 측의 설명이다. 연금 수령액을 책정할 때 쓰는 기대 수명 추정치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연금 월 지급액을 하향 조정한바 있다. 통계청의 2005년 생명표를 기준으로 했지만 최근부터는 2010년 생평표를 기준으로 변경했다. 기대여명이 7~9% 가량 늘어나면서 수령액이 줄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제도 도입 초기에는 정착을 위해 아무래도 최대한 가입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지만 가입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혜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동의 필요없지만 미리 상의해 공감대 이뤄야"


■ 주택연금 Q&A
가입자 사망할 경우 유족에 연금잔액 상속
대출낀 집도 가입 가능… 대신 수령액은 줄어들어


주택연금, 이것이 궁금하다

주택금융공사에서 상담을 받아보면 자녀들 몰래 상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자녀들의 반대 탓이다. 이 때문에 부모 자식간 갈등이 벌어지는 일도 생긴다.

박승창 주택금융공사 부장은 "요즘에는 자녀가 가입 상담을 해오는 경우도 있다"며 "자녀들과의 원만한 관계가 노후생활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미리 상담하도록 조언한다"고 말했다. 주택연금에 대한 주요 궁금증을 풀어본다.

-자녀의 동의가 필요한가

▦필요없다. 다만 미리 상의해 자녀와 공감대를 이루는게 중요하다.

-인플레이션 반영이 안 된다던데

▦오해다. 연금 지급액은 집값이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오른다는 전제하에 산정된다. 물가상승이 걱정된다면 초기에는 연금을 적게 받고 갈수록 많이 받는 상품을 선택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실제 가입자들의 경우 정액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76%다. 증가형은 1%에 불과하고 오히려 감소형도 22%나 된다.

-가입후 얼마 안 돼 사망한 경우에는 잔금을 돌려 받지 못하나

▦아니다. 가입자 사망시 유족에게 연금잔액이 정산돼 상속된다.

-담보대출이 있는 집도 가입이 가능한가.

▦집값의 50%까지 목돈을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에 이 돈으로 기존 대출을 갚으면 된다. 다만 이 경우 연금 수령액은 줄어든다.

-집값이 오를 경우 중도해지 할 수 있나

▦가능하다. 하지만 중도해지시 초기에 지급한 보증료, 수수료 등은 돌려받을 수 없다.

-어디에서 가입할 수 있나

▦시중은행 11곳에서 모두 취급하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한국주택금융공사(02-2014-8340)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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