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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휴대폰 감청, 수사 목표 명확해야 공감 얻는다

이동통신사가 의무적으로 휴대폰 감청장비를 설치하도록 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1일 발의됐다. 간첩·산업스파이 등 국가안보 위협이나 살인·유괴범 등 강력범죄 수사에 꼭 필요하다는 게 도입 취지다. 휴대폰이 5,000만대 넘게 보급돼 있고 통화의 80% 이상이 휴대폰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감청이 안 되면 수사에 지장을 받는다는 것이다.

통신망을 이용한 국가 간 정보전쟁이 치열해지고 산업스파이가 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법 개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미국이나 영국·독일 등에서도 통신업체를 통한 휴대폰 감청이 이뤄지는 실정이다. 하지만 법 도입의 당위성·시급성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수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불법 감청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국민들이 많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이 '정보기관이나 수사기관이 불법 감청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을 정도다. 과거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청 사건처럼 국가기관의 위법행위나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16대 국회 때부터 유사한 법안이 발의됐으나 번번이 무산된 것도 이런 걱정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톡 검열' 논란과 '메신저 망명' 사태에서 불법 감청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입증됐다. 내 전화통화를 누군가 엿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데 누가 휴대폰 감청에 찬성하겠는가. 이를 불식시키지 못하면 이번에도 실패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벌써 국민의 통신비밀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감청 대상을 범죄수사와 국가안전 보장 목적으로만 제한하는 등 확실한 오남용 방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말만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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