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이원형 부장판사)는 LIG건설 CP 투자자 박 모씨가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낸 10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중소기업 대표인 박씨는 회사 경리부장과 함께 신한금융투자증권 한 지점을 방문해 직원에 투자 상품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해 리스트를 받았고, 이중 6개월 만기인 LIG건설 CP에 10억원을 투자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만기가 도래하기 직전 LIG건설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박씨는 "안정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자신에게 지극히 위험성이 높은 투자를 권유했다"며 증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박씨가 직원이 권해준 복수의 상품 목록을 스스로 검토해 LIG건설의 CP를 투자대상으로 선택할 정도로 금융지식이 풍부하고 이전에도 기업어음 등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점을 볼 때 증권사가 무리하게 고위험 상품을 팔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계약 체결 당시 LIG건설 신용등급이 A3-임을 고지했고 신용평가서 등을 교부한 것을 볼 때 증권사가 중요한 설명의무를 누락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LIG건설 CP투자자들이 판매증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은 10여건이 진행되고 있다. 재판부는 투자자에 기존에 기업어음에 투자 경험이 있거나 금융상품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면 증권사의 설명이 다소 부족했다고 해도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봤고, 투자자의 경험이 부족한 경우 일부(20~30%)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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