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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진털 과소비] 3. 홈페이지 너무 많다

『실제로 메일을 주고 받는데 쓰는 것은 몇개 되지 않고, 주로 광고 메일을 받는데 그친다』고 李씨는 말한다. 아이디를 잊어먹은 메일도 적지않다.요즘 2~3개 이상의 무료 메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워낙 무료 E-메일을 갖기 쉽기 때문이다. 이중에는 사용되지 않는 무료 메일도 상당수다. 회원 400만명을 모았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한 관계자는 19일 『3달 동안 한번도 메일을 주고받지 않는 회원이 20~30%는 된다』고 밝혔다. 물론 무료 E-메일의 거품은 이용자나 회사에 큰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무료 홈페이지 사이트인 네띠앙. 네띠앙 회원은 현재 150만명을 넘는다. 이중 60% 이상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실제로 가치있고, 꾸준히 사용되는 홈페이지는 2만5,700개 정도라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분석이다. 쓰지 않는 홈페이지는 그만큼 이 회사의 컴퓨터 용량을 차지, 낭비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알찬 홈페이지 모임이라고 평가받는 곳이 이 정도다. 무표 홈페이지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실제로 홈페이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회원의 ⅓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힌다. 경품에 눈이 멀어 회원에만 가입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의 개인 홈페이지는 절반 이상이 폐가(廢家)』라는 비판도 나온다. 올들어 「PE.KR」이라는 개인도메인이 생겨나면서 도메인 과소비도 생겨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개인도메인은 9월말 현재 모두 2만8,774개. 그러나 「PE.KR」로 성공적인 활동을 했다는 이용자는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PE.KR」이 「CO.KR」등 기존 도메인과 어떻게 다른지도 분명하지 않다. 연 운영비 2만2,000원으로 담당기관 장사만 시켜줬다는 비아냥도 있다. PC도 과소비 대열에서 빠지지 않는다. 새로운 모델, 새로운 칩(CPU)이 나올 때마다 이용자들은 앞다퉈 산다. 그 제품이 정말 자기에게 쓸모가 있는지는 뒷전이다. 이는 PC 고가화로 이어져 미국의 PC 가격이 평균 800달러(올 8월 기준)인데 비해 한국은 120만~130만원으로 20~30만원이나 비싸다. 기존 PC를 업그레이드할 생각은 하지도 않고, 차세대 PC가 나오기만 하면 쓸만한 구형 PC는 버린다. PC를 사놓고도 충분히 활용하기보다는 단순 기능만 쓰거나 얼마 뒤면 아예 거들떠 보지않기 일쑤다. PC가 과거 60~70년대 읽지않는 책을 모아놓은 책장처럼 장식품으로 전락하는 셈이다. E-메일의 낭비 사례는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과욕 외에도 무차별로 뿌려지는 「쓰레기 메일」(스팸)에서도 발생한다. 심지어는 같은 회사 내에서도 조금 귀찮다는 이유로 단 10명에게만 보내야 할 E-메일을 전사원에게 보내 직장 동료들을 괴롭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인터넷 과소비」를 모두 문제로 몰아붙이는 것은 물론 잘못이다. 인터넷이 한국 사회에 급속히 퍼지면서 거품은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마련이다. 과소비는 정보화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부산물이기도 하다. 이용자가 특별히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정도를 넘어선 과소비는 인터넷의 건전한 발전을 막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들이 네티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와 서비스 제공보다는 승용차 같은 경품 이벤트에 치중하며 세불리기 경쟁을 벌이는 것도 인터넷 과소비를 부추키는 또다른 원인이다. 더구나 이같은 과소비의 일부가 부진한 기업 실적과는 무관하게 코스닥 등에 상장하려는 인터넷 기업의 가치를 매기는 척도로 이용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건전한 경쟁을 위해서라도 지나친 인터넷 오·남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상연기자DREAM@SED.CO.KR 문병도기자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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