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13일 금융감독원에 필리핀 마닐라지점 설립계획을 사전 신고했다. 현재 필리핀에서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마닐라사무소를 개설한 상태이며 시중은행 가운데는 외환은행만 지점(마닐라·클라크)을 갖고 있다.
지난 1995년 이후 필리핀 정부는 외국계 은행 추가 설립을 법적으로 제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필리핀 정부가 외국계 은행의 100% 지분 보유 및 지점 설립을 허용하고 외국계 은행의 시장점유율 제한도 40%(기존 30%)로 확대하면서 추가 진출의 길이 열렸다.
신한은행은 이에 따라 5,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기반으로 마닐라에 지점을 개설한 뒤 오는 12월부터 영업을 개시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필리핀 시장에 공을 들여왔으며 해외진출 성공사례로 평가되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인도·싱가포르·미얀마에 이어 필리핀을 잇는 '동남아 금융벨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진입장벽을 허물면서 국내 기업의 진출이 활발하고 이민 수요도 많은 필리핀 시장에 국내 금융회사의 진출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은행의 아프리카 대륙 진출도 다시 본격화한다. 우리은행은 이르면 이달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 은행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코리아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했다. 코리아데스크는 현지 은행 내부에 사무소 형태로 만들어지며 아프리카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금융업무와 우리나라에 진출하려는 아프리카 업체들의 금융 가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현재 시중은행 중에는 아프리카에 사무소를 둔 곳이 없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아프리카에 코리아데스크를 설치했지만 6개월 만에 철수했고 수출입은행이 탄자니아와 모잠비크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운용을 위한 지점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