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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외국인도 퇴출 기업에 물렸다

에피밸리 정리 매매… 국민銀 등 최대 123억 손실<br>차인베스트도 블루젬디앤씨 지분 9% 보유 울상


최근 들어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퇴출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물론이고 국내 기관과 외국인들도 대규모 손실을 입을 처지에 놓이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피밸리의 최대주주는 국민은행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13.93%(123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8월 에피밸리가 실시한 출자전환 형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취득한 물량으로 당시 우리은행(8.56%)과 신한은행(5.38%) 등도 같은 방식으로 지분을 인수했다.

문제는 에피밸리가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상장폐지가 확정돼 이날 현재 정리매매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특히 발행회사인 에피밸리가 지금껏 유상신주의 추가 상장을 신청하지 않아 이들 은행들은 정리매매 과정에서조차 보유주식을 팔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유상증자 당시 주당 1만원에 유상신주를 인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들행과 우리은행∙신한은행 등은 적게는 47억원에서 최대 123억원까지 손실을 입게 됐다.

한국거래소 측의 한 관계자는 "유상신주는 발행회사가 추가 상장을 신청해야만 매매거래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해당 발행회사가 제대로 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출자전환으로 지분을 취득한 시중은행들이 정리매매에서조차 주식을 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은행 측의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규정이 다른 법률에 위배되는 게 아닌지 조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측의 한 관계자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손실을 떠안을 처지에 놓였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정은 차인베스트도 마찬가지다. 차인베스트는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 사유가 발생한 블루젬디앤씨 지분 9.59%(114만2,204주)를 보유하고 있다. 블루젬디앤씨는 오는 19일까지 이의신청이 없으면 정리매매 등 퇴출 절차가 진행된다.

외국인투자가들도 부실기업에 투자했다가 지분 정리 기회를 놓쳐 대규모 손실을 입을 처지에 놓였다. 외국인들은 현재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12개사 가운데 9개사에 투자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이 5%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곳은 아인스엠앤엠(8.83%)과 비앤비성원(5,98%)∙에피밸리(6.26%) 등 3곳에 달한다. 반면 외국인투자가들이 퇴출 위기 발생 전 지분을 정리한 곳은 에이프로테크놀로지와 블루젬디앤씨∙평안물산 등 단 3개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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