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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삼성·LG 특허 전면전은 피해야

삼성과 LG의 특허를 둘러싼 다툼이 심상치 않다. 특히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소송을 제기했다는 LG디스플레이(LGD)의 발표는 담당기자들도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었다.

그동안 삼성 측이 LGD가 OLED 기술을 빼갔다고 파상공세를 펼쳐오고 있는 상황이라 이날 LGD가 OLED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통보했을 때 높은 수준의 대응책이 있을 거라는 짐작은 했지만 갤럭시S를 타깃으로 특허소송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상상을 벗어난 조치였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국내기업끼리의 기술자존심 경쟁에서 특허를 공격의 수단으로 전면에 내세운 전례가 드물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애플의 사례에서 보듯 특허를 앞세워 상대를 압박하는 전략에 대한 국내외의 여론이 호의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특허를 통한 경쟁업체 압박에 대한 시각은 미국에서조차 곱지 않다. 미국 국민 다수는 애플의 삼성에 대한 특허소송을 비겁한 보호무역주의일 뿐 아니라 혁신을 방해하는 퇴행적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에릭 슈밋 구글 회장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은 혁신을 대표할 뿐 특허 소송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애플의 특허소송이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했다. 미국 내부에서조차 특허를 앞세워 시장을 지키려는 애플의 행위가 혁신을 방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기자가 삼성과 LG의 특허 다툼을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다툼은 산업 혁신을 가로막고 국가 경쟁력의 저하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 더욱이 삼성전자ㆍ삼성디스플레이와 LGD는 전세계 업계 1ㆍ2위를 다투는 국내 대표기업들이다. 이들의 경쟁 전략은 국내 산업계에 선례로 남는다.

지금으로는 삼성 측과 LGD의 소송전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선이 확대될수록 OLED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일본 등 해외 경쟁업체에 호기로 작용한다는 점은 더더욱 문제다.

국내 경제업체 간에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 결과가 해외 경쟁업체만 이롭게 하는 것이라면 삼성과 LG는 달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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