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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물가상승 둔화의 5가지 원인

지난 1993~1997년 연평균 5.0%였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00~2005년 3.3%로 낮아졌다. 석유와 농산물 등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같은 기간 4.6%에서 3.0%로 떨어졌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각각 2.7%, 2.3%에 그쳤다. 이상징후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30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물가상승률 둔화를 초래한 5가지 요인을 분석했다. 한은은 먼저 내수부진이 지속되면서 수요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둔화된 점을꼽았다. 외환위기 이후 일부기간을 제외하고는 소비와 투자 등 내수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환율절상이 물가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점이다. 수출호조와 외자유입 확대로 원화 환율이 전반적으로 하락,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엔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원화절상으로 원화기준 수입물가는 2.9% 상승하는데 그쳤다. 셋째는 중국 등으로부터 저가 소비재 수입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전체 소비재 수입 가운데 중국산의 비중은 95-97년 11.0%에서 지난해는 32.7%로급등했다. 이는 국내시장에서의 가격경쟁을 심화시켜 국내제품가격 상승을 억제했다. 또 저임금 외국인근로자 유입으로 단순노무업, 음식업, 비숙련 경공업 등에서임금상승이 억제되는 효과도 한몫했다. 넷째는 개인서비스부문에서 공급과잉이 발생, 개인서비스요금이 과거에 비해 크게 안정된 점을 들 수 있다. 환란이후 고용사정 악화로 영세창업이 늘면서 외식업. 학원 등 개인서비스부문의 경쟁이 격화됐으며 실례로 인구 1천명당 음식점수는 93~1997년 10.4개였으나 2000~2005년에는 12.7개로 증가했다. 다섯째 요인은 유가상승이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약화된 점이다. 지난해 1~9월중 세전 휘발유가격은 전년동기대비 11.3% 상승했으나 소비자판매가격은 3.5% 오르는데 그쳤다. 시장경쟁 심화 등으로 기업들이 고유가 충격을 제품가격에 전가하지 않고 자체흡수하려는 경향이 확산된데다 생산과정에서 석유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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