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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부진 탈출 수입 줄이고 수출로 승부건다
입력1997-12-12 00:00:00
수정
1997.12.12 00:00:00
박원배 기자
◎환율급등 따라 경쟁력 회복/해외공략 “희망이 보인다”/업계 수출목표 상향조정IMF체제가 초래할 위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경제난 타개를 위한 돌파구로 가장 유용한 수단은 수출확대다.
경제난의 핵심은 외환부족이며, 그 최선책은 바로 수출의 확대와 수입축소. 최근 현대그룹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면서 수출확대를 통한 무역수지 흑자확대를 선언하고 나선 것은 이같은 상황을 잘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뿐 아니라 주요그룹, 기업들은 수출을 늘리기 위해 수출영업 강화, 대대적인 조직정비에 나서고 있다. 또 국내 재고물량을 전량 해외로 수출하는전략을 마련중이며 유망수출상품은 환율인상에 따른 기회를 최대한 활용, 수출증가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IMF체제에 따라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3%로 하향조정되고, 대규모 실업에 따른 내수시장 위축이 우려되는데 따른 것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8일 당면한 외환·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에는 수출증대에 총력을 기울여 외화수지흑자폭을 올보다 40% 늘리고 투자는 30% 줄이기로 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현대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19.3% 늘어난 2백70억4천만달러를 수출해 올해보다 40% 증가한 1백7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올리기로 했으며 내수시장이 위축되는 만큼 해외매출에 주력하기로 했다.
정몽구 그룹회장은 이날 『경제위기가 외화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만큼 이를 극복하는 지름길은 수출증대를 통해 외화가득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현대의 전임직원은 수출증대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대우그룹도 해외중심의 경영계획을 마련, 추진에 나섰다. 내년 수출목표를 올해보다 20억달러 늘어난 1백70억달러로 책정했다. 또 연말인사에서 전세계 21개 국가에 해외지역본사를 설치하고, 그 책임자로 회장과 사장단을 대거 전진 배치함으로써 해외중심의 경영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우는 이미 진행중인 해외투자사업과 연계, 자동차 전자 통신 기계 중장비분야를 중심으로 플랜트 및 부품수출을 최대한 확대할 계획이다. 대우는 자동차의 경우 수출대상국가를 현재의 1백76개국에서 1백98개국으로 늘리고 전세계 직판법인 45개, 딜러망 3천5백개를 구축, 자동차 수출액을 올해보다 5억달러가 늘어난 40억달러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일본과 경합을 벌이는 선진국시장을 집중공략한다는 계획 아래 특히 가격경쟁력이 호전되는 선박 철강 통신기기 석유화학 등의 품목의 수출증대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조직과 인력, 사업전반을 수출확대형으로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유망중소 수출업체 발굴에 주력하고 협력업체의 부실에 대비, 자금대출 및 재고관리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전자업체들도 내년 경영방침의 핵심을 수출에 맞췄다. LG·삼성·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환율폭등으로 주요지역에서의 수출경쟁력이 회복되고 있다고 보고 내년도 수출목표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LG는 중국·독립국가연합(CIS)·인도 등 3개국을 승부시장으로 선정, 내년에 이들지역에 대한 수출을 올해보다 40% 늘어난 20억3천만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위해 LG는 이들지역에 마케팅 및 판매활동을 집중, 수출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도 환율상승으로 가전수출확대의 호기를 맞고있다고 보고 고급가전제품으로 일본·미국 등 선진국시장에 대한 수출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삼성은 이를위해 최근 드럼세탁기수출확대를 위한 드럼사업 전담팀을 구성하는 한편 품목별로 수출기종을 고급화해 브랜드이미지를 높일 방침이다.
섬유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신원그룹은 해외매출액을 올해 6억달러에서 내년에는 8억1천만달러로 끌어올려 그룹매출에서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올해의 38%에서 내년에는 41%로 높일 계획이다. 철강업계도 내수위축에 따른 철강재 잉여분을 전량 해외로 수출키로 하고 다양한 거래선을 미리 확보, 재고분을 신속히 수출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환율급등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데다 내년 긴축에 따른 내수시장의 위축은 대단한 수출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상품브랜드 이미지가 취약하고 품질과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낮아 수출이 되지 않던 품목들도 이제는 해외로 밀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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