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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00지수형 '빌빌' 섹터지수형 '펄펄'

변동성 적은 박스권 증시… 인덱스펀드 희비 엇갈려

시총 상위주 중심 'K200' 올 마이너스 수익률

화학·IT 관련 펀드는 수익률 상위권 싹쓸이

운용사, 美·유럽 상승에 해외상품 마케팅도


코스피의 변동성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인덱스펀드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K20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반면 섹터·종목별 차별화 장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섹터지수 추종형 펀드는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증시와 달리 선진국 증시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일부 운용사는 해외 인덱스펀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K200인덱스 주식형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1.41%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200인덱스펀드란 유가증권 대표 종목 200개의 주가를 지수로 환산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펀드로 해당 종목의 상당수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기 때문에 종합주가지수와 유사하게 움직인다. K200인덱스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같은 기간 중소형주식(9,70%), 배당주식(5.85%)의 성과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은 수준이며 일반 주식(0.85%)의 성과를 2%포인트 넘게 밑도는 수치다.

개별 인덱스펀드를 살펴보면 K200인덱스펀드의 부진은 확연히 드러난다. 414개(멀티클래스는 대표클래스로 표시) K200인덱스펀드가 모두 연초 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기타인덱스펀드 중 섹터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박스권 증시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미래에셋TIGER생활소비재상장지수[주식](13.57%)' '우리KOSEF IT상장지수(주식)(11.69%)' '한화ARIRANG경기방어주상장지수(주식)(8.98%)' 등이 연초 후 우수한 수익률을 냈다.

이처럼 국내 인덱스펀드의 행보가 엇갈리는 것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최근 20여년 사이 최저 수준을 보일 만큼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달 초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스피 변동성이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등락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지수 움직임이 필수적인데 3년 넘게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졌다. 또 애초 기대와 달리 글로벌 경기 개선이 더디자 대형주 역시 반등하지 못했다. 수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경제의 특성상 경기민감 대형주가 부진하자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지 못했다.



박스권 내 섹터·종목별로 차별화 장세가 나타나면서 유망 섹터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는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27일 기준)에는 국내 상장사의 실적 부진 흐름에서도 화학주와 정보기술(IT)주가 선전하자 화학·IT 인덱스펀드가 수익률 상위 1위부터 8위까지 휩쓸기도 했다. 이달에도 소비주를 중심으로 경기방어주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답답한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유럽 등의 증시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특히 미국은 고용 안정이 수치로 확인되자 미국의 다우존스산업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변동폭을 키우고 있다. 해외 증시 변동성에 베팅하는 'KB스타미국S&P500인덱스자[주식-파생]A(8.52%)' '미래에셋인덱스로미국자(주식-재간접)종류A-e(7.92%)' 'KB스타유로인덱스자(주식-파생)A(7.22%)' '신한BNPP유로인덱스 1[주식-파생](종류A1)(7.05%)' 등이 연초 후 7% 이상 고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가 성과를 나타내자 일부 운용사는 국내 시장에 실망한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KB자산운용은 올 초 이희권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국내 주식형펀드 중심에서 벗어나 중위험·중수익 상품 및 패시브 상품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해외 인덱스펀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결과 KB스타유로인덱스·KB스타재팬인덱스· KB스타미국S&P500인덱스· KB스타차이나H인덱스 등이 모두 최근 1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상품이 성과를 내자 투자자도 돈을 넣으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해외 인덱스펀드 중 최대 규모인 KB스타유로인덱스펀드의 A클래스 상품에는 올해 414억원이 몰렸고 이 펀드의 설정액은 최근 1,000억원을 돌파했다. 'KB스타재팬인덱스자(주식-파생)A(240억원)' 'KB스타미국S&P500인덱스자[주식-파생]A(214억원)'에도 각각 연초 후 2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문경석 KB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 상무는 "해외 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의 상승·하락에 따른 수익률 예측이 용이하고 액티브 펀드에 비해 보수가 저렴한 것이 장점"이라며 "국가나 지역별 인덱스펀드를 잘 활용하면 해외 인덱스펀드만으로도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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