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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스토리] CJ대한통운의 83년 역사

1920년대 경성 전차노선도. 가운데 동그라미 표시된 미창정(米倉町) 주변이 현재 CJ대한통운이 위치한 자리(서울시 중구 세종대로9길 53)다.


국내 최대 물류기업 CJ대한통운의 시작은 1930년 11월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선총독부가 자본금 100만원으로 경성 남대문역에 설립한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가 CJ대한통운의 시초. 한때 보유창고가 33만㎡에 달했던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는 해방 뒤 한국미곡창고주식회사로 상호를 바꾸고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 이후 1962년 한국운수로 합병하고 이듬해 대한통운주식회사로 상호명을 교체했다. 1968년 민영화로 동아건설에 편입됐다 2008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또 2011년 CJ그룹에 전격 인수되면서 회사명도 현재의 CJ대한통운으로 바뀌었다.
1920년대 경성 전차노선도. 가운데 동그라미 표시된 미창정(米倉町) 주변이 현재 CJ대한통운이 위치한 자리(서울시 중구 세종대로9길 53)다.

CJ대한통운 본사의 현재 위치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 CJ대한통운 본사 주소는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9길 53(옛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58-12)으로 과거 1920년대 경성전차노선도(사진)상 남대문역과 조선은행역 사이 미창정(米倉町) 주변이다. 이는 400여년 전 국내 물류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1608년(선조 41년) 설립, 1894년(고종 31년) 갑오개혁 때까지 조선 물가조절과 환곡을 담당했던 기관인 선혜청이 있던 자리이기도 하다. 당시 대동미로 녹봉을 받은 관리들이 주변 장터에서 옷감 등 생필품을 교환하기 시작하면서 현재의 남대문시장이 생겼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어 이곳은 미창정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조선총독부는 이 자리에 CJ대한통운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르는 사이 회사의 이름은 주인에 따라 수차례 바뀌기는 했으나 여전히 CJ대한통운은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역사는 83년으로 국내 장수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상장연수도 57년가량으로 국내 상장기업 평균 상장연수인 20년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 국내 대표 장수기업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 파업 등으로 이른바 '갑의 횡포' 논란의 중심에 섰다. 택배기사 측과 극적 타결로 사태가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노예계약 등 여진은 남아 있다. 상처는 아물지만 흉터는 남는다. 기업 역사 100년에 한발 다가선 상황에서 CJ대한통운에 필요한 것은 흉터를 감추기보다 상처의 원인을 찾아 우선 해결하는 게 아닐까. 선택은 CJ대한통운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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