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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2월5일] 튤립 투기


네덜란드 전역에 투기바람이 불었다. 사람들은 너나없이 튤립을 찾아 헤맸다. 값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고급저택을 튤립과 맞바꿨다는 소문도 돌았다. 1636년 말에는 일주일에 두세 배씩 가격이 뛰었다. 튤립은 같은 무게의 황금보다 비싸졌다. 튤립에 대한 폭발적 매수세의 원인은 과잉 유동성과 투기심리. 무역으로 유럽 최고의 부자나라가 된데다 외국인 투자자금도 넘치게 들어왔다. 1620년대부터 투자가 시작된 이래 튤립투자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튤립불패’ 신화도 생겼다. 마침 흑사병이 나돌아 네덜란드 인구 8분의1이 사망한 직후의 노동력 부족과 ‘될 대로 되라’는 분위기도 투기를 부추겼다. 가격 폭등세가 절정에 달한 것은 1637년 1월. 하루에 두 배씩 상승하는 급등장세에 사람들은 집과 땅을 팔았다. 1637년 2월5일에는 최상품이 아닌 튤립 한 뿌리가 황소 45마리 가격 맞먹는 5,200길더에 팔렸다. 광풍은 여기서 끝났다. 이튿날부터 폭락하기 시작한 튤립 가격은 불과 4개월 사이에 95~99%나 빠졌다. 세계대공황을 야기한 1929년 뉴욕증시 대폭락의 기간과 낙폭이 2년, 7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사상 최악의 폭락세다. 자본주의 최초의 투기 사례로 지목되는 튤립 투기 광풍은 개인파산은 물론 나라의 미래도 짓밟았다. 네덜란드가 영국에 밀려 2류 국가로 전락한 이유를 여기서 찾는 시각도 있다. 요즘은 튤립 수출로 연간 20억달러를 벌어들이지만 네덜란드는 수백년간 후유증을 앓았다. 한국이라고 예외일까. 강남의 호화 아파트를 튤립 한 뿌리와 바꾸자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거품이라는 점에서 둘은 다를 게 없다.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책을 펴낸 한 외국인의 지적이 머리를 맴돈다. ‘한국은 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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