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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2005년 朴사장 북한출장

[남북경협] 2005년 朴사장 북한출장아침 '남포수출회의' 팩스받고 평양거쳐 남포까지 철도 이동 서기 2005년 6월 중순 아침 임원회의를 마친 박사장의 책상에는 남포 합영공장에서 보내온 팩스가 놓여있다. 다음달 오후 2시「수출확대전략 회의」가 있으니 참석해 달라는 내용이다. 박사장은 즉각 전화로 북에 있는 김대표와 통화해 세부내용을 확인하고 인터넷을 통해 서울-남포간 기차표를 예매했다. 대북사업팀의 홍부장이 동행할 예정이다. 박사장이 대북사업에 손을 댄 것은 벌써 10년째. 처음에는 투자보장협정 등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어 위험부담이 많았고 사업진척도 지지부진했지만 「6·15선언」이후 남북한 당국자간에 필요한 조치들이 착착 이뤄져 투자환경이 180도 바뀌었다. 누구라도 북한쪽 파트너만 잡으면 나진·선봉, 신의주, 함흥, 평양, 남포, 해주 등 북한의 10개 도시의 전용공단에 공장을 설립할 수 있다. 공장 부지는 북한 당국이 장기로 임대하는 방식이다. 남한의 5분의 1정도의 임금으로도 우수한 노동력을 얼마든지 고용할 수 있다. 제품의 품질 경쟁력도 남쪽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 문제는 판로다. 남포 공장에서 생산하는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북한 현지에서 10%만 판매되고 나머지는 남한과 중국에서 팔린다. 최근 남한쪽 판매량이 급격히 줄고 있어 이를 중국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현안이다. 합영공장의 경영을 맡고 있는 김대표는 노동당 직속의 동화무역 총공사에서 파견됐다. 지난 2001년「합영공장 설립에 관한 협약」을 체결해 양측이 50대50의 지분으로 공동 이사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박사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중요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튿날 정오 박사장은 홍부장과 서울역에서 만났다. 서울서 남포까지는 기차로 1시간 남짓 걸린다. 2001년 말부터 경의선 철도가 복구돼 신의주까지 3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 평양에서 기차를 갈아타는 번거러움이 있긴 했지만 박 사장은 비행기보다 기차를 훨씬 좋아했다. 두사람이 이러저러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벌써 기차가 평양역에 도착했다. 빠듯한 출장 일정이라 평양 시내를 구경할 짬을 낼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바로 남포행 기차로 바꿔탔다. 남포공단내 자리잡은 합영공장은 4년전 시작할 때 칼라 TV만 연간 1만대 생산하는 작은 규모였지만 지금은 칼라TV 5만대, 냉장고 3만대, 세탁기 4만대를 생산하는 대형공장으로 성장했다. 오늘 회의 주제는 남한내 판로가 좁아지고 있는 제품의 처리 문제였다. 초기에는 북한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높아 반입하는 즉시 팔렸는데 요즘은 좀 시들해졌는지 점차 판매량이 줄고 있다. 결국 2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남한쪽 물량을 20% 줄이고 중국에 수출물량을 그만큼 더 늘리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오랫만에 만난 남포주재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박사장 일행은 저녁 8시 서울행 마지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돌아오면서 박사장이 말했다. 『중국까지 가져갈 필요없이 북한에서 판매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직 북한 주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지 않아서 현지 판매가 활성화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그래, 지금 소득 수준이 남한의 20%쯤 되나』 『예, 남한이 1인당 2만달러 정도니까 북한은 4,000달러정도 됩니다』 『그래 빨리 소득 수준이 높아져 자체 판매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대화가 오가는 동안 박사장은 졸음이 몰려 와 스스르 잠이 들었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입력시간 2000/06/28 14:1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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