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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의 주역 히든챔피언] 고정관념을 깨라! 새 시장 개척하는 작은 거인

실시간 살균 정수기·땀 활용한 에너지 상품·스마트기기용 가구…<br>혁신 중소·중견기업, 내수시장 한계 딛고 세계 무대서 승승장구


글로벌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지난 4월 '제2차 한국보고서-신(新)성장 공식'을 통해 "지금 한국 경제는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 같다"며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는 추락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경제성장이 멈춰버린 작금의 위기를 냉철하게 진단한 것이다.

저성장 늪에 빠진 우리 경제의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는 대기업 편중현상이다.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43%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매년 실적 최고치를 경신해온 삼성과 현대차 등의 대기업이 흔들린다면 국가경제에 커다란 위협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핀란드의 경우 유로존이 평균 성장률 0.9%로 재정위기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최근 3년 동안 평균 성장률 2.1%를 기록했다. 1990년대 초 20%대를 오가던 실업률은 지난해 7.6%로 낮아졌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노키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ㆍ애플과의 경쟁에 밀려 추락했지만 국가 경제에는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튼실한 중소기업 군단이 국가경제를 안전하게 지탱해준 덕분이다.

특히 우리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산업 샌드위치' 신세에 처해 있어 변화와 혁신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중국의 조립능력은 이미 한국을 압도하고 있고, 일본의 부품소재 기술은 아직 따라잡기에 격차가 크다.

우리 경제를 버텨 온 휴대폰과 자동차 업종마저도 적신호가 켜졌다. 철강·조선·중공업 등 한국의 주요 주력산업은 수년간 이익 감소로 고전 중이다.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될 우려가 높은 만큼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을 이을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즉, 선두업체를 따라잡는 '추격형 경제(Fast Follower)' 역할에서 창조적으로 시장을 창출해 이끄는 '선도형 경제(First Mover)'로의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독일은 지난해 기준 전세계 2,734개 '히든 챔피언(강소형 중소기업)' 중 1,307개에 달할 정도로 중소기업이 경제의 중추로 자리잡았다. 독일 전체 수출에서 히든챔피언이 차지하는 비중은 68%에 달한다.

지금 한국의 300만 중소기업은 저성장 국면에서 인력, 기술, 국제경쟁력, 자금 등 다방면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제 대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독일의 히든챔피언처럼 내수시장의 한계를 딛고 수출을 통해 해외로 뻗어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높다. 우리도 많은 중소ㆍ중견기업들이 틀을 깨는 노력으로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해 한국경제의 중추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세계적인 기술력과 성장성을 보유한 강소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중소기업 주연시대를 맞아 '기적 같은 혁신', '고정관념 파괴'를 실천하며 창조경제를 이끄는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표적인 히든챔피언을 소개한다. 녹색기술사업을 선도하는 소재 전문기업 케이씨는 고강도 혁신과 기술개발로 수입에만 의존했던 수산화알루미늄 제품을 국산화시켰다. 이를 통해 산업계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한편 경쟁국인 일본을 비롯한 세계 40여 국가로 수출함으로써 글로벌 소재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제 2021년 매출액 1조원을 목표로 신소재, 신사업 발굴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주봉 케이씨 회장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고 혁신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이라고 말했다.

원기업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혼합석재 가로시설물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재패한 히든챔피언이다. 원부성 회장은 제조업도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혁신이 필요함을 감지, 도전의식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디자인'과 '친환경'이라는 코드를 담은 혁신제품인 '디자인폴'을 내놓았다. 특히 일본에서 단순히 기술을 들여오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공정혁신을 통해 생산단가를 낮춰 올해 초 드디어 일본으로 역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도 찾아볼 수 있다. 벤텍스는 수분을 제어하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1초 만에 땀을 배출하는 드라이존을 선보였고 이후에는 땀을 원천에너지로 활용하는 제품을 개발했다. 이것이 땀을 냉감에너지로 쓰는 아이스필과, 발열에너지로 쓰는 메가히트 원단이다.

셀트리온은 높은 투자비용과 진입 장벽을 뚫고 세계 최초로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인 '램시마(Remsima)'를 개발, 지난해 7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에 이어 지난 6월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획득함으로써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냈다.

한일월드의 '필레오 실시간 살균 정수기'는 기존 필터여과식 정수기와 달리 사용자가 컵을 대는 즉시 UV램프를 통해 실시간 살균된다. 특허기술인 UV살균시스템을 도입해 정수기에 대한 위생문제를 완벽히 해결했다.

코아스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며 사무가구의 환경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가구업계 최초 스마트오피스 브랜드인 '유비 스마트'는 기존의 딱딱하고 정형화된 업무 시스템에서 벗어나 시간과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편리하고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한 사무 환경을 만들어준다. 소통과 개방성, 창의성을 강화하고 스마트 기기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만손은 전세계 각 지역의 특성과 현지인의 문화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한 것이 효과를 봤다. 중동이나 두바이 지역에서는 부호들을 위해 다이아몬드나 금을 사용해 만든 메리골드, 엘베 등의 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얻었다. 러시아와 유럽은 지젤, 레지나 등 뱅글 스타일의 화려함이 돋보이는 팔찌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특수윤활유 시장의 작은 거인 장암칼스는 해외에서 더 명성이 자자하다. 본사에는 일본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미국GM은 장암칼스의 제품을 활용하기 위해 본사 설비를 뜯어 고칠 정도. 구연찬 장암칼스 회장은 국산화를 위한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외부에 누설되더라도 환경오염을 시키지 않으면서 수질과 토양을 보호하는 친환경 윤활유 생산에 성공했다.

한국도자기는 어렵사리 자기에 보석을 붙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냈고 이는 영국왕실에서 60주년 기념 공식 자기 제작업체에 선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도자기 테두리와 표면에 보석을 붙이는 세공작업은 전세계에서 한국도자기만 갖고 있다. 현재는 스와로브스키 엘레멘츠와 협약해 장식용 보석을 붙인 '프라우나 쥬얼리'를 전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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